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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면 생각나는 그 향, 두릅
3월 초, 텃밭에 나가보니 땅이 아직 얼어있더군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벌써 두릅 생각이 간절해지기 시작합니다.
마트에 가면 두릅 한 묶음에 5,000-8,000원, 제철이면 좀 싸지지만 그래도 한 번 먹으려면 만 원은 기본입니다. 작년에는 두릅을 너무 사 먹느라 지출이 만만치 않았습니다.두릅나무는 한 번 심어두면 10년 이상 거뜬합니다. 매년 봄마다 새순이 올라오니, 초기 투자만 하면 사실상 공짜로 두릅을 먹는 셈이죠. 문제는 '어떻게 심고, 어떻게 관리하느냐'입니다.많은 분들이 첫 해에 실수로 망가뜨리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 글에서는 직접 4년째 두릅을 키우면서 겪은 시행착오와 실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두릅나무 심는 시기부터 재배 방법, 그리고 꼭 피해야 할 관리 실수 3가지를 공유합니다.심는 시기, 단 2주를 놓치면 1년 기다려야 한다
땅이 말하는 시기를 읽어라
두릅나무 심는 시기는 지역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그런데 많은 정보들이 "3월 중순에서 4월 초"라고만 말하죠. 이게 함정입니다.
실제로 제가 있는 경기도에서는 3월 말이 적기였는데, 지인 중에 제주도 사는 분은 2월 말에 이미 심었습니다. 반대로 강원도 산간 지역의 경우 4월 중순까지도 서리가 내리는 경우가 있어, 4월 말에 심는 게 안전합니다.표 1: 지역별 두릅나무 심기 적정 시기| 지역 | 적정 심기 시기 | 평균 기온(낮) | 주의사항 |
|---|---|---|---|
| 제주/남해안 | 2월 하순-3월 중순 | 10-15°C | 늦서리 가능성 낮음 |
| 충청/전라권 | 3월 중순-3월 말 | 8-12°C | 3월 초 서리 조심 |
| 경기/강원내륙 | 3월 말-4월 초 | 6-10°C | 4월 중순까지 서리 가능 |
| 강원산간 | 4월 중순-4월 말 | 5-8°C | 너무 늦게 심지 않도록 |
여기서 중요한 건 지표면 온도입니다. 기온이 아니라 땅속 10cm 깊이의 온도가 5°C 이상 유지될 때 심어야 합니다.
이 온도가 안 되면 뿌리가 활착하지 못하고 썩을 수 있습니다.심는 시기를 결정하는 3가지 신호
- 개나리가 필 무렵: 개나리가 만개하면 땅이 충분히 녹았다는 신호입니다. 저는 이걸 기준으로 삼습니다.
- 밤 기온이 영상 3°C 이상: 일주일 연속으로 밤 최저기온이 3°C 아래로 떨어지지 않을 때가 안전합니다.
- 손으로 흙을 움켜쥐었을 때: 흙이 손에 묻어나지 않고, 부슬부슬 떨어질 때가 심기 좋은 때입니다.
만약 시기를 놓쳤다면?
지난해 저도 4월 중순이 넘어서야 묘목을 구했습니다. 이때는 포트묘(화분에서 키운 묘목)를 선택하는 게 답입니다.
일반 노지 묘목보다 활착률이 30%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포트묘는 뿌리가 보호되어 있어 늦게 심어도 잘 자랍니다.다만 가격이 1.5-2배 비싸다는 단점이 있죠.두릅나무 심기, 이것만 알면 성공한다
양지 vs 반양지, 생각보다 중요한 선택
흔히 두릅나무는 양지에서 잘 자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경험상 하루 종일 쨍쨍한 곳보다는 오전 햇빛이 4-5시간, 오후에는 그늘이 지는 곳이 더 좋았습니다. 작년에 실험을 해봤습니다.완전 양지 3그루, 반양지 3그루를 심었는데요. 양지 쪽은 키가 더 컸지만 잎이 약간 질겼습니다.반양지 쪽은 잎이 부드럽고 향이 진했습니다. 수확량도 반양지 쪽이 15% 정도 많았습니다.이유를 찾아보니, 두릅나무는 원래 숲 가장자리에서 자라는 식물입니다. 너무 강한 직사광선보다는 약간 걸러진 빛을 선호하는 거죠.토양 준비, 이렇게 하면 후회 없다
표 2: 두릅나무 토양 조건별 생육 비교 (4년 관찰)
| 토양 조건 | 1년차 생존율 | 3년차 평균 높이 | 연간 새순 수확량 |
|---|---|---|---|
| 배수 잘되는 사양토 | 95% | 2.1m | 40-50개 |
| 점토(진흙) | 70% | 1.3m | 15-20개 |
| 모래땅 | 60% | 1.0m | 10-15개 |
| 유기물 혼합 양토 | 98% | 2.5m | 50-60개 |
표에서 보듯이 유기물이 풍부한 배수 좋은 흙이 가장 좋습니다. 저는 처음에 그냥 밭 흙에 심었다가 2년 동안 고생했습니다.
세 번째 해에 퇴비를 듬뿍 넣어주니 갑자기 폭발적으로 자라더군요.심는 간격, 돈 아끼려다 망하는 경우
묘목 가격이 1주에 3,000-5,000원 하다 보니, 좁게 심어서 많이 심고 싶은 유혹이 듭니다. 저도 처음에는 1m 간격으로 심었습니다.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2년 차부터 서로 가지가 엉키고, 햇빛 경쟁으로 키만 크고 새순은 적어졌습니다.이웃 밭에 2m 간격으로 심은 분은 그루당 3배 많은 새순을 수확했습니다. 묘목 간격은 최소 1.5m, 권장은 2m입니다.처음에는 텅 빈 느낌이 들어도 인내심을 가지세요. 3년 차부터 빽빽해집니다.심는 깊이, 이것만 지켜라
뿌리목(줄기와 뿌리의 경계)이 지표면과 일치하도록 심어야 합니다. 너무 깊게 심으면 줄기가 썩고, 너무 얕으면 겨울에 동사합니다.
저는 30cm 깊이로 구덩이를 파고, 바닥에 자갈을 5cm 깔아 배수로를 만들었습니다. 그 위에 퇴비와 흙을 1:2 비율로 섞어 20cm 채우고, 묘목을 올린 후 나머지 흙으로 덮었습니다.심은 후에는 반드시 충분히 물을 줘서 뿌리와 흙이 밀착되도록 해야 합니다.1년 농사 망치는 관리 실수 3가지
실수 1 물 주기를 너무 자주 한다
이게 가장 흔한 실수입니다. 두릅나무는 건조에 강한 편입니다.
오히려 물을 너무 자주 주면 뿌리가 숨을 못 쉬어 썩습니다. 실제 사례: 작년에 옆집 아주머니가 매일 물을 줬습니다."예쁘게 키우려고"라는 말과 함께요. 결과는? 2주 만에 잎이 노랗게 변하고, 한 달 후에는 고사했습니다.반면 저는 심고 나서 1주일 동안만 이틀에 한 번씩 물을 줬고, 이후로는 일주일에 한 번, 비가 오면 아예 안 줬습니다. 물 주는 기준:- 겉흙이 3cm 깊이까지 말랐을 때만 준다
- 여름 장마철에는 물 주지 않는다
- 겨울에는 완전히 물을 끊는다
실수 2 전정(가지치기)을 하지 않거나, 너무 많이 한다
두릅나무는 전정을 잘해야 새순이 많이 납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두 가지 극단으로 나뉩니다.
극단 1: 전정 안 함 3년째 방치한 두릅나무는 키만 3m 이상 자라고, 새순은 꼭대기에만 몇 개 달립니다. 수확하려면 사다리가 필요하죠.극단 2: 무조건 자른다 반대로 너무 많이 자르면 나무가 쇠약해집니다.
한 번에 전체 가지의 30% 이상 자르면 안 됩니다. 표 3: 두릅나무 전정 시기별 방법| 시기 | 전정 방법 | 효과 |
|---|---|---|
| 12월-2월(휴면기) | 죽은 가지, 병든 가지 제거 | 수형 정리, 통풍 개선 |
| 3월(발아 전) | 1년생 가지를 1/3 정도 잘라줌 | 새순 수 증가 |
| 6월(수확 후) | 결실한 가지 제거 | 다음 해를 위한 양분 저장 |
| 9월(생장 말기) | 전정하지 않음 | 월동 준비 |
제 경험상 가장 효과 좋은 방법은 겨울에 큰 가지를 2-3개만 남기고 솎아내는 것입니다. 그러면 남은 가지에서 굵고 실한 새순이 많이 나옵니다.
실수 3 비료를 잘못 줘서 망친다
두릅나무는 비료를 많이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과비(過肥)가 더 문제입니다.
질소 비료 과다 사례: 지난해 어떤 분이 요소비를 듬뿍 줬습니다. 결과는? 새순은 엄청 많이 났는데, 모두 벌레 먹고, 향도 약하고, 식감이 질겼습니다.게다가 겨울에 대부분 고사했습니다. 질소 비료는 잎을 무성하게 하지만, 내한성과 병충해 저항성을 떨어뜨립니다.올바른 비료 주는 법:- 정식 시기: 완숙퇴비(소똥이나 돈분)를 평당 2kg 섞어줌
- 3월(발아 전): 유기질 비료(계분이나 깻묵)를 나무당 200g
- 6월(수확 후): 복합비료(질소:인산:칼륨=10:10:10)를 나무당 100g
- 9월 이후: 절대 비료 금지
화학 비료보다는 유기질 비료를 추천합니다. 저는 직접 깻묵을 발효시켜 사용하는데, 향과 맛이 확실히 다릅니다.
다만 깻묵은 냄새가 심하니, 이웃과의 관계를 생각한다면 완숙 계분을 추천합니다.수확의 기쁨, 언제 어떻게?
첫 수확은 2년 차부터
1년 차에는 수확을 참아야 합니다. 나무가 뿌리를 내리고 자리를 잡는 시기라서, 새순을 따면 나무가 고사할 수 있습니다.
저는 1년 차에 꼭대기 새순 3-4개만 남기고 나머지는 다 땄습니다. 그런데 이게 실수였어요.2년 차에 수확량이 현저히 줄었습니다. 결국 3년 차부터 본격적으로 수확하기 시작했죠.권장 수확 시기: 3월 하순-4월 중순(지역에 따라 변동) 수확 기준: 새순이 10-15cm 자랐을 때 수확 방법: 손으로 비틀어 따거나, 가위로 밑동을 잘라냄
가격 비교 직접 키우면 얼마나 절약될까?
작년 기준으로 시장에서 두릅 한 단(200g) 가격은 5,000-8,000원이었습니다. 4인 가족이 봄철 3주 동안 일주일에 2번 먹는다고 가정하면, 총 12만 원에서 19만 원 정도 지출됩니다.
직접 키우면 3년 차부터 한 그루당 50-60개의 새순을 수확할 수 있습니다. 5그루만 심어도 250-300개, 약 15-20만 원어치를 공짜로 먹는 셈입니다.여기에 판매까지 생각한다면? 지인 중에는 20그루로 매년 100만 원 이상 버는 분도 있습니다.마지막 조언
두릅나무는 초보자도 쉽게 키울 수 있는 작물입니다. 단, 위에서 말한 3가지 실수(과도한 물주기, 잘못된 전정, 부적절한 비료)만 피하면 성공률이 90% 이상입니다.
저는 4년 차인 지금, 매년 3월이면 두릅이 올라오는 걸 보면서 "작년에 고생한 보람이 있구나" 싶습니다. 특히 비 오는 날, 갓 딴 두릅을 초장에 찍어 먹는 그 맛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습니다.이 글이 여러분의 두릅 재배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다음에는 두릅을 활용한 요리법과 보관법에 대해 써볼까 합니다.혹시 두릅으로 어떤 요리를 가장 좋아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