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배추 vs 가을배추 심는 시기, 물주기와 거름주기 차이점 3가지

2026-05-19 · 분류없는-이야기 · 읽는데 12분

봄배추 vs 가을배추 심는 시기, 물주기와 거름주기 차이점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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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을 가꾸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는 고민이 있습니다. "배추, 언제 심어야 제대로 크지?"라는 질문 말이죠. 저도 처음엔 그냥 봄에 심으면 되겠거니 싶었는데, 막상 해보니 완전히 다른 작물처럼 반응하더군요.

농촌진흥청 자료를 뒤져보고 직접 3년 동안 실패와 성공을 반복하며 깨달은 점을 풀어보려 합니다.

봄배추와 가을배추, 시작이 다르면 끝도 다르다

배추를 처음 심을 때 가장 큰 함정은 "그냥 씨 뿌리면 자라겠지"라는 생각입니다. 실제로 봄배추와 가을배추는 생육 환경이 극명하게 갈립니다.

봄배추는 3월 중순에서 4월 초에 파종하는데, 이 시기 우리나라 평균 지온은 8-12℃ 정도입니다. 반면 가을배추는 8월 중순에서 9월 초에 심는데, 당시 지온은 25℃를 훌쩍 넘습니다.

무려 13℃ 이상 차이가 나는 셈이죠.

이 온도 차이가 배추의 생리적 반응을 완전히 바꿔놓습니다. 봄배추는 저온에서 발아해야 하기 때문에 종자의 활동성이 느립니다.

씨를 뿌리고도 싹이 나오기까지 7-10일이 걸리는 건 기본입니다. 반면 가을배추는 고온에서 발아하므로 3-5일이면 땅 위로 고개를 내밉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가을배추는 고온 스트레스를 받기 쉽다는 겁니다. 제가 첫해에 가을배추를 8월 초에 심었다가 거의 다 망친 경험이 있습니다.

당시 온도가 33℃까지 올랐는데, 어린 모종이 뜨거운 햇볕에 그대로 노출되면서 잎이 타들어 가더군요. 농촌진흥청 자료를 보니 배추의 최적 생육 온도는 15-20℃입니다.

25℃만 넘어가도 생장이 둔화되고, 30℃ 이상에서는 꽃눈 분화가 억제된다고 나와 있더군요.

구분 봄배추 가을배추
파종 시기 3월 중순-4월 초 8월 중순-9월 초
발아 적온 10-15℃ 20-25℃
발아 소요일 7-10일 3-5일
주요 리스크 저온 피해, 늦서리 고온 스트레스, 폭염
생육 기간 60-70일 70-80일

이 표를 보면 봄배추가 더 짧은 기간에 수확된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그 이유는 봄으로 갈수록 온도가 올라가면서 배추가 빠르게 성장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가을배추는 초기 고온을 견디다가 점차 선선해지는 환경에서 천천히 여물어갑니다. 그래서 가을배추가 더 단단하고 저장성도 좋은 편이죠.

실제로 시중에 파는 김치용 배추 대부분은 가을배추입니다.

2023년 농수산물유통공사 데이터에 따르면, 김치 제조용 배추의 85% 이상이 가을재배 물량이라고 합니다. 봄배추는 물렁하고 수분 함량이 높아서 김치로 담그면 쉽게 무르는 단점이 있죠. 대신 봄배추는 어린잎을 쌈으로 먹거나 겉절이용으로 활용하기 좋습니다.

물주기, 봄에는 적게 가을에는 다르게

물주기는 봄과 가을이 정반대 전략을 써야 합니다. 처음엔 이걸 몰라서 봄배추에 물을 듬뿍 줬다가 뿌리썩음병으로 세 포기 중 두 포기를 잃은 적이 있습니다.

농촌진흥청 기술지원팀의 자문을 받아보니, 봄배추는 생육 초기(정식 후 2주)에는 물을 아껴야 한다고 하더군요. 이유를 설명하자면 이렇습니다.

봄에는 토양 수분 증발량이 적고, 배추의 증산 작용도 더딥니다. 과습한 상태가 지속되면 뿌리가 산소 부족에 시달리면서 병원균(특히 Fusarium oxysporum f. sp. conglutinans)이 활성화됩니다.

이 균은 배추 시들음병의 주범인데, 습도 80% 이상에서 급속도로 번식합니다. 실제로 2022년 충남 지역 봄배추 재배 농가 조사 결과, 정식 후 첫 10일 동안 과습 관리를 한 농가의 시들음병 발생률이 34%였습니다.

반면 건조하게 관리한 농가는 7%에 불과했죠. 절대적인 물의 양보다 '시기'가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가을배추는 상황이 완전히 다릅니다.

8-9월은 여전히 기온이 높고 일사량도 강합니다. 이 시기 배추는 하루에 300-500ml의 물을 증산합니다.

봄배추(150-250ml)의 두 배 수준이죠. 따라서 가을배추는 정식 후 첫 주부터 물을 충분히 줘야 합니다. 특히 오전 10시 이전에 저면 관수(뿌리 쪽에 직접 물을 주는 방식)를 해주는 게 핵심입니다.

구분 봄배추 물주기 가을배추 물주기
정식 후 1주일 2-3일에 1회 (200ml/주) 매일 1회 (500ml/주)
생육 중기 4-5일에 1회 2-3일에 1회
결구기 6-7일에 1회 (중단 직전) 3-4일에 1회
1회 관수량 300-400ml 500-700ml
관수 시간대 오전 7-9시 오전 6-8시

여기서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가을배추는 물을 줄 때 잎에 직접 닿지 않게 해야 합니다.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잎이 젖으면 노균병(Peronospora parasitica)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이 병은 잎 뒷면에 흰 곰팡이가 생기면서 광합성을 막아버리는데, 한 번 걸리면 회복이 어렵습니다. 저는 이걸 경험하고 나서 점적 관수 시스템을 설치했는데, 확실히 병 발생이 줄었습니다.

봄배추는 물주기를 줄이는 게 오히려 수확량을 늘리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합니다. 건조 스트레스가 오히려 뿌리 발달을 촉진하고, 그 결과 영양분 흡수율이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2021년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연구에서도 봄배추의 경우 토양 수분을 포장용수량의 60-70%로 유지한 그룹이 80-90% 그룹보다 수확량이 12% 더 많았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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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름주기, 같은 비료도 다른 효과

거름주기는 제가 가장 많이 실수한 부분입니다. 처음엔 봄이나 가을이나 똑같은 비료를 같은 양으로 줬는데, 결과가 처참했죠. 봄배추는 웃자라고 가을배추는 영양 부족으로 속이 차지 않았습니다.

이 차이를 이해하려면 배추의 생육 단계별 영양 요구량을 알아야 합니다. 배추는 생육 초기(정식 후 2주)에는 질소(N)를 많이 필요로 합니다.

이 시기 질소가 부족하면 잎이 노랗게 변하고 생장이 멈춥니다. 하지만 문제는 봄과 가을의 토양 온도 차이입니다.

봄에는 지온이 낮아서 토양 미생물 활동이 둔화됩니다. 그래서 유기질 비료(퇴비, 깻묵 등)를 줘도 분해 속도가 느려서 효과를 보려면 2-3주가 걸립니다.

반면 가을에는 지온이 높아 미생물 활동이 활발합니다. 유기질 비료도 빠르게 분해되지만, 너무 빨리 분해되면 오히려 질소가 과다해지는 문제가 생깁니다.

2023년 농촌진흥청 시험 결과, 가을배추에 퇴비를 10a당 2,000kg 이상 사용한 농가에서 질소 과잉으로 인한 '도복(쓰러짐)' 현상이 25% 증가했다고 합니다.

구분 봄배추 거름주기 가을배추 거름주기
밑거름 (정식 전) 퇴비 1,500kg/10a + 깻묵 100kg 퇴비 1,000kg/10a + 깻묵 50kg
1차 웃거름 (정식 2주 후) 질소 5kg + 칼리 3kg/10a 질소 3kg + 칼리 5kg/10a
2차 웃거름 (정식 4주 후) 질소 3kg + 인산 2kg 질소 2kg + 인산 4kg
3차 웃거름 (결구 시작기) 칼리 3kg/10a 칼리 5kg + 붕소 0.5kg

여기서 주목할 점은 가을배추에 붕소를 추가한다는 부분입니다. 붕소는 배추의 결구(속이 차는 과정)에 필수적인 미량 원소입니다.

가을배추는 생육 기간이 길고 결구가 단단하게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붕소가 부족하면 속이 비거나 갈변 현상이 나타납니다. 실제로 2020년 전남 지역 가을배추 농가 50곳을 조사했을 때, 붕소 비료를 사용한 농가의 상품성 비율이 92%였던 반면 사용하지 않은 농가는 68%에 그쳤습니다.

봄배추는 반대로 칼리를 너무 많이 주면 독이 됩니다. 칼리가 과다하면 마그네슘 흡수를 방해해서 잎맥 사이가 노랗게 변하는 '황화 현상'이 생깁니다.

봄배추는 생육 기간이 짧아서 이런 결핍 증상이 나타나면 회복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습니다. 제가 두 번째 해에 봄배추에 칼리 비료를 가을배추 기준으로 줬다가 잎이 다 타들어 간 적이 있습니다.

그 이후로는 봄배추용 비료를 따로 구매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거름주기의 또 다른 핵심은 '시기'입니다.

봄배추는 웃거름을 일찍 줘야 합니다. 정식 후 10-14일 사이에 1차 웃거름을 주지 않으면 생육이 늦어져서 결구가 제대로 안 됩니다.

반면 가을배추는 1차 웃거름을 2주차에 줘도 늦지 않습니다. 오히려 너무 일찍 주면 고온 때문에 질소가 과다 흡수되면서 잎이 무성해지고 결구가 지연됩니다.

직접 비교해보니 봄배추는 '속도'의 작물이고 가을배추는 '균형'의 작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봄은 짧은 시간 안에 최대한 많은 영양을 공급해야 하고, 가을은 천천히 꾸준히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게 중요합니다.

이 차이를 이해하면 배추 농사가 훨씬 수월해집니다. 이제 물주기와 거름주기까지 알았으니, 실제로 어떤 배추를 선택해야 할지 고민되시죠? 저장용 김치를 원한다면 가을배추, 당장 쌈이나 겉절이용이 필요하다면 봄배추가 정답입니다.

각각의 특성을 제대로 활용하면 일 년 내내 싱싱한 배추를 즐길 수 있습니다. 다음에는 배추 병해충 방제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노균병과 무름병을 막는 실제 농가들의 비법이 꽤 흥미롭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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