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태 농사, 심는 시기와 수확 시기 맞추면 수확량 두 배

2026-05-20 · 분류없는-이야기 · 읽는데 12분

서리태 농사, 심는 시기와 수확 시기 맞추면 수확량 두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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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태, 왜 하필 6월에 심어야 할까?

지난주 텃밭에 들렀다가 깜짝 놀랐다. 옆 밭 김씨 아저씨가 5월 초에 심은 서리태가 벌써 사람 허리 높이까지 자라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고, 올해는 풍년이겠네요"라고 인사를 건네자 아저씨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저거 다 문제야. 꽃은 안 피고 잎만 무성하니까."

서리태는 일반 콩과 달라도 너무 다르다.

4월에 심는 완두콩이나 강낭콩처럼 일찍 심는다고 좋은 게 아니다. 오히려 너무 일찍 심으면 콩이 제대로 여물지 않는다.

농촌진흥청 연구 자료를 보면 서리태의 생육 적온은 20-28도다. 꽃이 피는 시기에 30도가 넘어가면 수정율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러니까 5월 초에 심으면 꽃 피는 시기가 7월 장마철과 겹쳐서 콩깍지가 제대로 차지 않는 거다. 실제로 2022년 충남 지역 서리태 재배 농가 50곳을 조사한 결과, 5월 하순에 심은 농가는 평균 수확량이 10a당 180kg이었지만 6월 중순에 심은 농가는 220kg을 기록했다.

무려 22% 차이다. 심는 시기 2-3주 차이가 수확량을 이렇게 벌려놓는다.

서리태가 강한 이유도 있다. 다른 작물은 비료가 많아야 잘 자라지만 서리태는 정반대다.

질소비료를 많이 주면 줄기만 무성해지고 콩알은 제대로 안 찬다. 콩과식물은 뿌리에 있는 뿌리혹박테리아가 공기 중 질소를 고정하기 때문에 추가 비료가 거의 필요 없다.

오히려 척박한 땅에서 더 알찬 콩을 수확할 수 있다. 내 경험상 서리태는 6월 15일 전후로 심는 게 가장 좋았다.

중부지방 기준이고, 남부지방은 6월 20일 이후가 안전하다. 너무 늦게 심으면 서리가 내리기 전에 콩이 다 여물지 못할 수 있다.

서리태라는 이름처럼 첫서리가 내린 후에 수확하는데, 그 시기는 보통 10월 하순에서 11월 중순 사이다.

지역 파종 적기 수확 예상 시기 평균 기온(파종기)
중부지방 6월 초순-6월 중순 10월 하순-11월 초순 20-25도
남부지방 6월 중순-6월 하순 11월 초순-11월 중순 22-27도
강원 산간지역 5월 하순-6월 초순 10월 중순-10월 하순 18-22도

이 표를 보면 왜 지역별로 심는 시기가 다른지 한눈에 이해된다. 강원도 산간은 서리가 일찍 내리니까 조금 일찍 심고, 남부지방은 서리가 늦게 내리니까 오히려 늦게 심어도 된다.

씨앗 하나 심는 데도 기술이 필요하다

서리태 씨앗을 구입하면 봉투에 '5월 하순-6월 상순 파종'이라고 적혀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정보를 그대로 믿었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

씨앗 회사마다 품종이 다르고, 같은 품종이라도 생산 연도에 따라 발아율이 차이 나기 때문이다. 작년에 내가 구입한 서리태 씨앗은 발아율이 85%였다.

봉투에 적힌 대로 5월 말에 심었더니 2주 만에 발아는 잘 됐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7월 중순부터 비가 계속 오면서 꽃이 지고 콩깍지가 제대로 안 찼다. 결국 수확량이 예상의 60% 수준에 그쳤다.

서리태 씨앗을 심을 때 꼭 확인해야 할 게 있다. 바로 '새총' 처리 여부다.

새들이 파종한 씨앗을 파먹는 경우가 허다하다. 새총이란 씨앗 표면에 붉은색 농약을 코팅한 것인데, 새들이 씨앗을 쪼아 먹지 못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만약 일반 씨앗을 구입했다면 파종 후 흰색 부직포로 덮어 주는 게 좋다. 심는 간격도 중요하다.

서리태는 포기 사이를 35-40cm 정도 띄워야 한다. 너무 좁게 심으면 통풍이 안 돼 곰팡이병이 생기기 쉽고, 너무 넓게 심으면 땅이 아깝다.

줄 간격은 60-70cm가 적당하다. 이렇게 심으면 1㎡당 4-5포기 정도 들어간다.

파종 깊이는 3-4cm가 적당하다. 너무 깊게 심으면 싹이 올라오는 데 에너지를 너무 많이 쓰고, 너무 얕게 심으면 새나 개미가 씨앗을 가져갈 수 있다.

나는 보통 손가락 두 마디 정도 깊이로 심는다. 심은 후에는 흙을 살짝 덮어 주고, 물을 충분히 준다.

서리태는 토양 산도(pH) 6.0-7.0에서 가장 잘 자란다. 우리나라 밭 토양은 대부분 pH 5.5-6.5 사이라서 크게 신경 쓸 필요는 없다.

다만 너무 산성이 강한 땅이라면 석회를 뿌려 주는 게 좋다. 재미있는 사실은 서리태의 뿌리혹박테리아가 공기 중 질소를 고정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서리태를 심고 난 다음 해에는 그 자리에 질소를 좋아하는 작물(배추, 무 등)을 심으면 잘 자란다. 윤작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요소 권장 사항 이유
파종 깊이 3-4cm 발아율 유지, 새 피해 방지
포기 간격 35-40cm 통풍, 수광률 확보
줄 간격 60-70cm 관리 편의성, 도복 방지
토양 pH 6.0-7.0 영양분 흡수 최적화
파종 후 물주기 충분히(1회) 발아 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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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지르기와 북주기, 이 두 가지만 알면 수확량이 두 배

서리태 농사에서 가장 중요한 작업을 꼽으라면 단연 순지르기와 북주기다. 이 두 가지 작업만 제때 해 줘도 수확량이 확연히 달라진다.

순지르기는 말 그대로 콩의 순(윗부분)을 잘라 주는 작업이다. 서리태는 키가 1미터 이상 자라는 경우가 많다.

너무 크게 자라면 바람에 쓰러지기 쉽고(도복), 영양분이 줄기와 잎에만 집중돼 콩알이 제대로 안 찬다. 순지르기는 언제 해야 할까? 꽃이 피기 시작할 때가 적기다.

보통 8월 중순에서 하순 사이에 해당한다. 이때 윗부분을 10-15cm 정도 잘라 주면 옆가지가 많이 나오고, 거기에 콩깍지가 더 많이 달린다.

작년에 내가 직접 실험해 봤다. 20포기는 순지르기를 하고, 20포기는 하지 않았다.

결과는 놀라웠다. 순지르기를 한 포기당 평균 콩깍지 수가 45개였지만, 하지 않은 포기는 28개에 불과했다.

무려 60% 차이다. 북주기는 콩의 줄기 아랫부분에 흙을 북돋아 주는 작업이다.

이 작업의 목적은 세 가지다. 첫째, 뿌리를 더 깊게 내리게 해 바람에 쓰러지는 걸 막는다.

둘째, 잡초를 제거한다. 셋째, 토양 수분을 유지해 준다.

북주기는 보통 두 번 한다. 첫 번째는 콩이 20-30cm 자랐을 때(7월 중순), 두 번째는 꽃이 피기 시작할 때(8월 중순)다.

북주기를 할 때는 호미나 괭이로 줄기 사이의 흙을 긁어 모아 주면 된다. 서리태의 병충해는 생각보다 적다.

다른 작물에 비하면 거의 없는 수준이다. 다만 노린재만 조심하면 된다.

노린재는 콩깍지를 뚫고 들어가 수액을 빨아 먹어 콩알을 못 쓰게 만든다. 노린재 방제는 발생 초기에 잡는 게 중요하다.

8월 말-9월 초에 노린재가 많이 나타나는데, 이때 한 번만 약을 쳐 줘도 효과가 크다.

작업 시기 방법 효과
1차 북주기 7월 중순(20-30cm 자랐을 때) 흙 북돋아 주기 뿌리 활착, 잡초 제거
순지르기 8월 중순(꽃 피기 전) 윗부분 10-15cm 절단 측지 발생, 콩깍지 증가
2차 북주기 8월 중순(순지르기와 동시) 흙 다시 북돋아 주기 도복 방지, 수분 유지
노린재 방제 8월 말-9월 초 전용 약제 살포 콩알 품질 보존

수확 시기, 서리 내린 후가 정답이다

서리태라는 이름에는 비밀이 숨어 있다. '서리가 내린 후에 수확하는 콩'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왜 굳이 서리가 내린 후에 수확할까?

첫 번째 이유는 맛 때문이다. 서리가 내리면 콩 속의 전분이 당으로 전환된다.

그래서 서리태는 다른 콩보다 단맛이 더 강하다. 실제로 서리태의 당도는 일반 백태보다 20%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두 번째 이유는 저장성 때문이다. 서리를 맞은 콩은 수분 함량이 낮아져서 오래 보관해도 변질되지 않는다.

수확 직후의 서리태 수분 함량은 12-14% 수준이다. 이 정도면 1년 이상 상온 보관이 가능하다.

수확 시기를 판단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콩깍지의 80% 이상이 갈색으로 변했고, 콩깍지를 흔들면 콩알이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나면 수확 적기다.

너무 늦게 수확하면 콩깍지가 터져서 콩알이 땅에 떨어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수확 방법은 베어서 말리는 게 일반적이다.

낫으로 줄기 아랫부분을 베어서 5-7일 정도 밭에서 말린다. 비가 오면 습기가 차니까 비닐을 덮어 주는 게 좋다.

완전히 마르면 콩깍지를 털어서 콩알을 분리한다. 올해는 기상청 예보를 자주 체크하는 게 좋다.

예년보다 서리가 빨리 내릴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수확 시기를 놓치면 몇 달 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수확 단계 시기 확인 방법 주의사항
수확 적기 판단 10월 하순-11월 중순 콩깍지 80% 갈색 변환 너무 늦으면 탈립 위험
베어서 말리기 수확 직후 5-7일 밭에서 건조 비 오면 비닐 덮기
탈곡 완전 건조 후 콩깍지 털기 바람 부는 날 작업
선별 및 보관 탈곡 직후 상처난 콩 제거 밀폐 용기, 직사광선 피함

서리태 농사는 심는 시기와 수확 시기만 잘 맞추면 절반은 성공이다. 6월에 심고 11월에 수확하는 이 긴 여정이 때로는 힘들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직접 키운 서리태로 밥을 지어 먹을 때의 그 뿌듯함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특히 겨울철 찬바람 불 때 따뜻한 서리태밥 한 그릇이면 몸과 마음이 다 따뜻해진다.

올해는 꼭 적기에 심어서 풍성한 수확의 기쁨을 누리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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