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이 개시되면 부모님이 살던 전세나 월세 계약도 자녀에게 그대로 넘어가는지, 아니면 새로 계약을 해야 하는지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결론부터 말하면, 임대차 계약상 임차인의 지위는 상속 재산에 포함되므로 자녀가 이를 승계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전세보증금 반환 청구권, 대항력 유지 요건, 계약 갱신 여부 등은 별도로 확인해야 할 부분이 있어 부모님 사망 후 부동산 임대차 승계를 처리할 때는 몇 가지 주의점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부모님 사망 후 전세 계약, 상속인이 반드시 확인할 것
부모님이 임차인으로 살던 주택의 임대차 계약은 상속인인 자녀에게 승계된다. 이때 승계되는 것은 단순히 거주 지위만이 아니라 전세보증금 반환 청구권, 임대차 계약 갱신 요구권 등 계약상 모든 권리와 의무를 포함한다. 따라서 자녀가 다른 곳에 살고 있더라도 부모님이 걸어둔 전세보증금은 상속 재산으로서 자녀에게 귀속되며, 임대인은 보증금을 돌려줄 의무를 상속인에게 이행해야 한다.
다만 임대차 승계 과정에서 계약서상 임차인 명의를 변경해야 하는지, 아니면 그대로 두어도 되는지 궁금할 수 있다. 법적으로 상속으로 인한 권리 승계는 별도의 명의 변경 절차 없이도 효력이 발생하지만, 실제로 보증금을 돌려받거나 향후 계약을 정리할 때를 대비해 상속인임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 상속인임을 증명하려면 기본적으로 사망진단서, 가족관계증명서, 기본증명서(상세), 그리고 상속인임을 확인할 수 있는 제적등본이나 주민등록초본이 필요하다.
임대차 계약이 승계된 뒤에도 기존 계약 조건은 그대로 유지된다. 전세보증금, 계약 기간, 월세 등 계약 내용이 상속으로 인해 바뀌지 않는다는 뜻이다. 다만 계약 기간이 끝난 뒤 재계약을 하거나 갱신을 원할 경우에는 상속인 명의로 새로 계약을 체결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전세보증금 반환과 상속세, 따로 챙겨야 할 돈의 성격
부모님이 전세로 살던 주택의 보증금은 상속 재산에 포함되며, 이는 상속세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 전세보증금은 임대차 계약이 종료되면 돌려받을 수 있는 채권이므로, 상속 개시일 현재의 보증금 액수를 기준으로 상속 재산에 반영해야 한다. 다만 상속세 신고 시에는 다른 상속 재산과 합산하여 계산하며, 각종 공제를 적용받을 수 있는지 여부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상속세 신고는 사망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6개월 이내에 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해 두자. 예를 들어 2026년 9월 7일에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면, 상속세 신고 기한은 2027년 3월 7일까지다. 이 기간을 놓치면 가산세가 붙을 수 있으므로, 전세보증금뿐 아니라 예금, 주식, 부동산 등 모든 상속 재산을 빠짐없이 파악한 뒤 신고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세보증금 반환 문제는 별개로 챙겨야 한다. 상속인이 임대인에게 보증금 반환을 요구하려면 임대차 계약이 종료되어야 하는데, 부모님이 살던 주택을 상속인이 계속 거주할 경우에는 계약이 유지되는 상태이므로 보증금 반환을 바로 요구할 수 없다. 반대로 상속인이 거주하지 않고 부모님이 사망한 시점에 이미 주택을 비운 상태였다면, 임대차는 종료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임대인에게 보증금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 구분 | 보증금 반환 가능 시점 | 필요 서류 |
|---|---|---|
| 상속인이 계속 거주 | 임대차 계약 종료 후 | 상속인 증명 서류, 계약서 |
| 상속인이 미거주·명도 완료 | 부모님 사망 후 즉시 청구 가능 | 사망진단서, 가족관계증명서 |
대항력 승계, 전입신고만으로 충분할까
부모님이 전세 계약 당시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을 갖추고 있었다면, 그 대항력은 상속인에게도 그대로 승계된다. 대항력이란 임차주택의 양수인이나 임대할 권리를 승계한 사람 등 제3자에게 임대차의 내용을 주장할 수 있는 법률상의 힘을 말한다. 즉 부모님이 살던 집이 경매에 넘어가거나 집주인이 바뀌어도, 상속인은 새로운 소유자에게 전세보증금 반환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유지한다는 의미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점은 대항력의 요건인 주민등록(전입신고)이 상속인 명의로 유지되어야 하는지 여부다.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은 임차인이 주택을 인도받고 주민등록을 마친 때 발생하는데, 부모님이 사망한 뒤에도 주민등록이 그대로 살아있는 상태라면 문제가 없다. 하지만 부모님 명의의 주민등록이 말소되고 상속인이 그 주소로 전입신고를 하지 않으면, 대항력이 상실될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실제로 부모님이 사망한 뒤 자녀가 그 집에 거주하지 않으면서 주민등록을 옮겨 버리면, 대항력 요건 중 하나인 주민등록이 유지되지 않으므로 보증금 보호를 받지 못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부모님이 살던 주택의 전세보증금을 안전하게 보호하려면, 상속인 중 한 명이 그 주소지로 전입신고를 유지하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다만 이 경우에도 전입신고 시 주소지 표기가 등기부상 표시와 정확히 일치해야 하며, 특히 아파트나 연립주택의 경우 동·호수까지 정확히 기재해야 대항력이 인정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 주택 유형 | 전입신고 시 기재 사항 | 대항력 인정 여부 |
|---|---|---|
| 단독·다가구 | 지번만 기재 | 인정 |
| 아파트·연립 | 지번 + 동·호수 | 동·호수 누락 시 부인 |
임대인 사망 시 전세 계약은 어떻게 되나
부모님이 임차인이 아니라 임대인(집주인)이었던 경우에는 상황이 다르다. 임대인이 사망하면 임대차 계약상 임대인의 지위도 상속인에게 승계되므로, 자녀는 부모님이 맺어둔 전세 계약의 임대인 역할을 이어받게 된다. 이 경우 기존 임차인이 계약 기간을 유지하고 있으면 상속인은 계약을 중도에 해지할 수 없으며, 계약 기간이 끝난 뒤에는 갱신 여부를 임차인과 협의해야 한다.
임대인 지위를 승계한 자녀가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돌려줘야 하는 상황이라면, 상속 재산에서 해당 보증금을 지급할 자금이 마련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만약 부모님이 전세보증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상태였다면,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반환하면서 대출금을 상환하는 절차를 동시에 진행해야 하는 복잡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부동산 전문 변호사나 세무사와 상담하여 상속 재산의 범위와 채무 관계를 명확히 정리한 뒤 임차인과의 계약을 처리하는 것이 안전하다. 특히 임차인이 전세보증금 반환을 요구하며 법적 절차를 진행할 경우, 상속인이 이를 방치하면 강제집행이나 경매 절차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조기에 대응하는 것이 좋다.
자주 묻는 질문
Q. 부모님이 사망하기 전에 이미 전세 계약이 만료된 상태였다면 어떻게 하나요?
계약이 만료된 상태에서 부모님이 계속 거주하고 있었다면 묵시적 갱신이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도 상속인은 임차인 지위를 승계하며, 보증금 반환 청구권도 그대로 승계됩니다. 다만 묵시적 갱신된 계약은 기존 계약과 동일한 조건으로 2년간 유지되므로, 보증금을 돌려받으려면 다음 갱신 시점이나 임대인과의 합의가 필요합니다.
Q. 부모님 명의 전세 계약을 자녀 명의로 변경해야 하나요?
법적으로 상속으로 인한 권리 승계는 명의 변경 없이도 효력이 발생합니다. 다만 임대인과의 향후 계약 갱신이나 보증금 반환 절차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상속인임을 증명하는 서류를 첨부하여 임대인에게 상속 사실을 통지하고 계약서상 임차인 명의를 변경하는 것이 실무적으로 권장됩니다.
Q. 부모님이 사망한 집에 자녀가 전입신고를 하면 대항력이 유지되나요?
네, 상속인이 해당 주소지로 전입신고를 마치면 대항력 요건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전입신고 시 주소지가 등기부상 표시와 정확히 일치해야 하며, 아파트나 연립주택의 경우 동·호수까지 정확히 기재해야 합니다. 지번만 기재하면 대항력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등기사항증명서를 확인한 뒤 신고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