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신번호가 표시되지 않는 국제전화, 특히 '0000000000'이나 'Private Number'로 뜨는 전화는 대부분 스팸이나 사기로 봐야 합니다. 받거나 되걸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하며, 특히 새벽 시간대 원링 스팸에 속아 국제전화를 걸면 수백만 원의 요금 피해를 볼 수 있습니다. SK텔링크 자료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차단된 국제 스팸 전화만 717만 건에 달합니다.
발신번호 없는 국제전화, 왜 위험한가
발신번호가 숨겨진 국제전화는 추적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정상적인 국제전화는 국가 코드와 함께 번호가 표시되는데, 'Unknown'이나 'Private Number'로 뜨는 전화는 99% 스팸이거나 사기라고 보면 됩니다.
문제는 되걸었을 때 터지는 요금입니다. 국제전화 요금은 1분당 100원에서 3,000원까지 다양하며, 프리미엄 요금이 적용되는 국가(+500번대)는 1분에 5,000원이 넘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2022년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사례를 보면, 30대 직장인 A씨는 발신번호 없는 국제전화를 받고 "카드가 해외에서 도용됐다"는 안내에 속아 8분간 통화했다가 4만 2,000원의 요금이 청구됐습니다. 1시간 통화로 30만 원 이상 청구된 사례도 있었습니다.
발신번호가 없는 전화는 개인정보를 빼내는 데도 악용됩니다. 통화 연결 후 10초 이내에 신용카드 번호나 주민등록번호를 묻는 경우가 많고, 특히 자동응답시스템(IVR)을 이용해 "계좌가 의심스러운 거래로 정지됐다"며 특정 번호를 누르도록 유도하는 패턴이 대표적입니다.
국가별 국제 스팸 특징과 주의사항
국제 스팸 전화가 걸려 오는 국가는 해마다 명단이 바뀌지만, 최근 몇 년간 특징적인 패턴을 보이는 국가들이 있습니다. SK텔링크가 발표한 자료를 기준으로 주요 국가들의 특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국가 | 스팸 비중 | 주요 패턴 |
|---|---|---|
| 튀니지 | 전체의 12% | 원링 스팸이 거의 대부분 |
| 이란 | 전체의 9% | 계좌 동결 사기성 피싱 |
| 러시아 | 전체의 7% | 미국·유럽 번호로 위조 발신 |
튀니지는 2023년 국제 스팸 발신 1위 국가로, 이곳에서 오는 전화는 거의 100% 원링 스팸입니다. 한 번 울리고 끊긴 뒤 호기심에 되걸게 만드는 방식인데, 튀니지 정부의 통신 규제가 느슨하고 국제 중계 사업자 관리가 허술해 이런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최근 2년 연속 상위권에 포함된 국가는 튀니지와 이란뿐이었습니다.
이란은 2022년 10위권에서 2023년 2위로 수직 상승했습니다. 반정부 시위와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여파로 사회적 혼란이 극심해지면서 행정 당국의 단속이 소홀해진 틈을 탔다는 분석입니다. 이란에서 오는 전화는 주로 "당신의 계좌가 동결됐다"는 내용의 피싱 스팸입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새롭게 상위권에 진입했습니다. 러시아 스팸의 특징은 발신번호를 미국이나 유럽 번호로 위조한다는 점입니다. 표시되는 번호는 '+1-XXX'처럼 미국 번호지만 실제 발신지는 러시아인 경우가 많아, 번호만 보고 안심했다가 피해를 보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국제전화 스팸 대응, 이렇게 하면 됩니다
발신번호가 없는 국제전화를 받았을 때 가장 중요한 원칙은 절대 받거나 되걸지 않는 것입니다. 통화 연결 후 1~2초 이내에 끊으면 보통 요금이 부과되지 않지만, 3초 이상 지속되면 연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으니 바로 끊는 것이 안전합니다.
단계별 대응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수신 화면에서 발신번호가 표시되지 않으면 바로 무시하거나 통화를 종료합니다.
- 부재중 기록이 남아 있어도 되걸지 않습니다. 원링 스팸의 핵심은 되걸음 유도입니다.
- 통화 중 특정 키 입력을 요구하면 절대 따르지 않습니다. 국제전화 시스템에서 특정 키 조합은 부가 서비스를 활성화하는 코드로 작동합니다.
- 통신사 스팸 차단 서비스에 가입하거나 스마트폰의 '알 수 없는 발신자 차단' 기능을 활성화합니다.
- 이미 피해가 발생했다면 통신사에 통화 내역을 확인하고, 요금이 과다 청구된 경우 이의제기를 합니다.
통화 중 특정 키 입력을 유도하는 것은 특히 위험합니다. 예를 들어 '72'는 착신전환을 설정하는 코드인데, 사기범이 "고객 확인을 위해 72를 누른 후 010-XXXX-XXXX를 입력하세요"라고 유도하면 이후 걸려 오는 모든 전화가 사기범의 번호로 연결됩니다. 이렇게 되면 은행 인증번호나 OTP까지 가로챌 수 있어 200만 원 이상의 금전 피해로 이어진 사례도 있습니다.
스팸 차단 서비스, 어떤 걸 선택할까
국제 스팸 전화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려면 통신사 서비스나 별도 앱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실제 3개월간 테스트한 결과를 바탕으로 비교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구분 | 월 요금 | 차단율 |
|---|---|---|
| SK텔링크 00700 | 2,200원 | 약 95% |
| 후후 앱 무료 | 무료 | 약 88% |
| 후후 앱 유료 | 3,900원 | 약 97% |
통신사 서비스와 앱의 결정적인 차이는 실시간 업데이트 속도였습니다. 통신사 서비스는 하루에 한 번 업데이트되는 반면, 앱은 데이터베이스가 실시간으로 갱신되어 새로운 스팸 번호가 더 빨리 반영됩니다. 다만 통신사 서비스는 번호 자체를 차단하는 방식이라 발신번호가 없는 전화까지 걸러낸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원링 스팸 자체는 2019년 22만 건에서 2023년 1만 8,500건으로 대폭 줄었지만, 여전히 위험한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발신번호가 없는 국제전화는 정상적인 용도로 걸려 오는 경우가 거의 없으며, 해외에서 급하게 전화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대부분 다시 걸거나 문자를 보내는 것이 정상입니다. 번호 표시가 없는 전화는 일단 의심하는 것이 피해를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