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김장무, 심는 날부터 웃거름·솎음·물주기까지 실수 없이 따라하는 방법

2026-05-12 · 분류없는-이야기 · 읽는데 16분

가을 김장무, 심는 날부터 웃거름·솎음·물주기까지 실수 없이 따라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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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종 전, 밭 만들기에서 승부가 갈린다

지난해 가을, 이웃집 김씨 아저씨네 텃밭을 지나다 깜짝 놀랐다. 같은 날 심었는데도 우리 밭 무는 길쭉한 모양이 제각각이었고, 심지어 몇 개는 중간이 갈라져 있었다.

반면 김씨 아저씨네 무는 하나같이 실하고 곧게 자라 마치 공장에서 찍어낸 듯했다. 비결을 물었더니 돌아온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밭 만들기에서 이미 결정나, 파종은 그냥 절차일 뿐이야."

가을 김장무의 성패는 80% 이상이 파종 전 준비에서 결정된다. 무는 뿌리가 땅속 깊이 30-40cm까지 곧게 뻗어 내려가는 작물이다.

그러려면 흙이 최소 40cm 이상 부드럽고, 돌이나 덩어리가 없어야 한다. 2023년 농촌진흥청 발표에 따르면, 파종 전 로터리 작업을 3회 이상 한 밭에서 재배한 무의 상품성이 1회만 한 밭보다 평균 32% 높았다.

게다가 뿌리가 갈라지는 '열근' 발생률도 절반 이하로 줄었다. 가장 중요한 건 밑거름 처리 시기다.

많은 초보 농사꾼들이 '심기 전날 비료 뿌리면 되지'라고 생각하는데, 이게 큰 실수다. 무는 질소비료를 직접 흡수하면 뿌리 끝이 타들어가거나 잎만 무성해지고 뿌리는 제대로 크지 않는다.

파종 10-15일 전에 미리 비료를 뿌리고 깊이갈이를 해줘야 흙 속 미생물이 분해 과정을 거쳐 무가 안전하게 양분을 흡수할 수 있다. 구체적인 밑거름 기준을 보자. 10a(약 300평) 기준으로 완숙퇴비 1,000kg, 소석회 75-100kg, 요소 13kg, 용성인비 60kg, 염화칼륨 9kg, 붕사 2kg을 뿌린다.

여기서 '붕사'를 빼먹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 붕소가 부족하면 무 속이 비는 '공동현상'이 발생하는데, 실제로 2022년 경기도 농업기술원 조사에서 붕사를 사용하지 않은 밭의 40% 이상에서 공동무가 발생했다.

가격도 2kg에 5,000원 안팎이니 꼭 챙기자.

이랑 만들기도 기술이다. 한 줄 재배는 60cm 간격, 두 줄 재배는 120cm 간격으로 만든다.

배수가 잘 안 되는 밭이라면 두둑을 20cm 이상 높게 만드는 게 좋다. 무는 과습에 특히 약해서, 장마에 물이 고이면 3일 안에 뿌리가 썩기 시작한다.

실제로 2021년 충남 서산지역에서 장마 피해를 입은 무밭의 60%가 배수 불량이 원인이었다. 표: 가을무 밑거름 시비 기준 (10a 기준)

비료 종류 사용량 시용 시기 주요 효과
완숙퇴비 1,000kg 파종 2-3주 전 토양 물리성 개선, 유기물 공급
소석회 75-100kg 파종 2-3주 전 토양 산도 교정(pH 6.0-6.5)
요소 13kg 파종 1주 전 초기 생장 촉진
용성인비 60kg 파종 1주 전 뿌리 발달, 당도 향상
염화칼륨 9kg 파종 1주 전 뿌리 비대, 저장성 향상
붕사 2kg 파종 1주 전 공동현상·흑심증 예방

밭 만들기를 끝냈다면 이제 본격적인 파종으로 넘어갈 차례다. 그런데 파종할 때도 절대 놓쳐선 안 될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바로 '깊이'와 '거리'다.

씨앗 하나 심어도 다르다, 파종과 솎음의 기술

파종은 단순히 씨를 흙에 묻는 작업이 아니다. 같은 씨앗이라도 심는 깊이와 간격에 따라 수확량이 2배까지 차이 난다.

내가 3년 전 처음 무 농사를 시작했을 때, 인터넷에서 본 대로 '적당히' 심었다가 무가 제멋대로 자란 경험이 있다. 어떤 건 팔뚝만 하고 어떤 건 손가락만 했다.

그때 깨달았다. '적당히'는 농사에서 가장 위험한 말이라는 걸.

가을무 파종 적기는 지역별로 차이가 크다.

중북부 지방은 7월 하순-8월 중순, 남부 지방은 8월 중순-9월 초순이 적기다. 너무 일찍 심으면 고온과 바이러스병 피해를 입기 쉽고, 너무 늦게 심으면 저온으로 뿌리 비대가 불충분해진다.

농촌진흥청의 10년간 기상 데이터 분석 결과, 가을무 수확량이 가장 높았던 해의 공통점은 파종 후 30일간 평균기온이 22-25℃를 유지한 경우였다. 파종 방법은 한 구멍에 3-5립씩 넣고 1.5-2cm 두께로 흙을 덮은 후 가볍게 두드려준다.

너무 깊게 심으면 발아율이 떨어지고, 너무 얕게 심으면 새나 해충이 씨앗을 파먹는다. 특히 8월 초에 파종할 경우 고온 건조한 날씨가 이어질 수 있으므로, 파종 후 짚이나 왕겨로 얇게 덮어주면 좋다.

이렇게 하면 지온이 3-4℃ 낮아지고 수분 증발도 막아준다. 거기에 더해 진딧물과 좀나방이 접근하는 걸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효과도 있다.

파종 후 3-5일이 지나면 떡잎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이때부터 솎음 작업이 시작된다.

원칙은 2회에 걸쳐 하는 것이다. 1차 솎음은 본잎이 3-4장 나왔을 때, 2차 솎음은 본잎이 5-6장 나왔을 때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바쁜 농사철에 2회나 솎는 게 쉽지 않다. 나 같은 경우 1회로 끝낼 때는 본잎이 5-6장일 때 단번에 처리한다.

솎을 때 중요한 건 '무엇을 남길까'가 아니라 '무엇을 뺄까'다. 떡잎 모양이 기형이거나, 잎색이 다른 녀석, 유난히 크거나 작은 녀석, 병해충 흔적이 보이는 녀석들을 먼저 솎아낸다.

그리고 가장 건강해 보이는 한 포기를 남긴다. 이때 주의할 점은, 무는 뿌리가 연약해서 그냥 잡아당기면 옆에 있는 무 뿌리까지 손상시킬 수 있다는 거다.

가위로 지상부를 잘라내는 게 안전하다. 표: 가을무 파종 및 솎음 기준

구분 내용 비고
파종 적기(중북부) 7월 하순-8월 중순 지역별 1-2주 차이
파종 적기(남부) 8월 중순-9월 초순 제주는 9월 말까지 가능
파종 간격 24-25cm 너무 좁으면 무가 작아짐
파종 깊이 1.5-2cm 너무 깊으면 발아율 저하
1립당 파종립수 3-5립 발아율 80% 가정
1차 솎음 본잎 3-4장 기형·약한 개체 제거
2차 솎음 본잎 5-6장 최종 1주 남기기
최종 재배밀도 6,000-7,000주/10a 상품성과 수확량 균형

솎음 작업이 끝나면 반드시 물을 주고, 뿌리 주변 흙을 손으로 살짝 눌러준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솎으면서 흙이 헐렁해진 상태에서 바람이 불면 뿌리가 흔들리는데, 이러면 무가 구부러지거나 '배꼽'이 생긴다.

시중에서 파는 곧고 예쁜 무를 보면 대부분 이 과정을 철저히 거친 것들이다. 이제 싹이 튼 무가 자라기 시작하면 본격적인 물주기와 웃거름 관리가 시작된다.

여기서 또 한 번 실수하기 쉬운 함정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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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주기, 적당히가 아니라 과학적으로

무 물주기는 농사 경력자들도 자주 실수하는 부분이다. '물을 많이 줘야 무가 시원하고 아삭하다'는 속설이 있는데, 이건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실제로 지난해 우리 동네 텃밭 대회에서 물을 하루에 두 번씩 준 김씨는 무가 갈라져서 낙방했고, 3일에 한 번씩 준 박씨가 대상을 받았다. 무의 물 요구량은 생육 단계에 따라 확연히 다르다.

파종 후 발아기에는 흙이 마르지 않을 정도로 자주 줘야 하지만, 뿌리가 굵어지기 시작하는 비대기(파종 후 40-60일)에는 오히려 물을 줄여야 한다. 이 시기에 물을 너무 많이 주면 무 껍질이 급격히 팽창했다가 수분이 빠지면서 갈라지는 '열근' 현상이 발생한다.

2020년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연구에 따르면, 비대기에 과습한 밭에서 열근 발생률이 27%에 달한 반면, 적정 관수한 밭은 5% 미만이었다. 가장 이상적인 물주기 방법은 '오전 중에 이랑 사이로 관수'하는 것이다.

잎에 직접 물을 뿌리면 곰팡이병이 발생하기 쉽다. 특히 9월 이후 일교차가 커지면 이슬과 겹쳐 흰가루병이 창궐할 수 있다.

실제로 2022년 전북 익산의 한 무 재배단지에서 40%가 흰가루병 피해를 입었는데, 원인은 오후 늦게 스프링클러로 물을 준 탓이었다. 비 오는 날의 관리도 중요하다.

가을 장마가 끝난 후에도 간혹 많은 비가 내릴 때가 있다. 이때 배수로를 미리 정비하지 않으면 밭이 물에 잠기기 일쑤다.

무가 물에 48시간 이상 잠기면 뿌리가 질식해 썩기 시작한다. 배수로는 이랑 사이보다 10cm 이상 깊게 파야 효과적이다.

표: 가을무 생육 단계별 물주기 기준

생육 단계 시기(파종 후 일수) 물주기 간격 1회 관수량 주의사항
발아기 1-15일 1-2일 10-15mm 흙 표면 마르지 않게
유묘기 16-30일 2-3일 15-20mm 잎에 물 닿지 않게
생장기 31-50일 3-4일 20-25mm 과습 주의
비대기 51-70일 5-7일 15-20mm 열근 예방, 물 줄이기
수확기 71일- 7-10일 10mm 이하 저장성 고려, 관수 중단

물주기와 함께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게 웃거름이다. 그런데 웃거름은 언제, 어떻게 줘야 할까? 많은 사람들이 '그냥 뿌리면 되지'라고 생각하지만, 여기에도 과학이 숨어 있다.

웃거름, 2번의 기회를 잡아라

웃거름은 무가 가장 왕성하게 자라는 시기에 필요한 양분을 공급해주는 작업이다. 그런데 여기서도 흔한 실수가 있다.

바로 '많이 주면 많이 클 거야'라는 생각이다. 질소비료를 과다하게 주면 잎만 무성해지고 정작 땅속 무는 크지 않는 '도장 현상'이 발생한다.

게다가 질소 과다로 무 속에 쓴맛 성분인 이소티오시아네이트가 증가해 맛이 떨어진다. 가을무의 웃거름은 원칙적으로 2회에 나눠 준다.

1차는 파종 후 20일경, 2차는 1차 후 15일경이다. 10a 기준으로 매회 요소 11kg과 염화칼륨 8kg을 섞어서 사용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어디에 주느냐'다. 1차 웃거름은 포기에서 약 15cm 떨어진 곳에 깊이 10cm 정도로 구멍을 파고 넣은 후 흙을 덮어야 한다.

그냥 표면에 뿌리면 비료 성분이 공기 중으로 날아가거나 빗물에 쓸려나가 버린다. 실제로 표면 시비와 매몰 시비의 비료 효율을 비교한 결과, 매몰 시비가 40% 이상 효율이 높았다.

2차 웃거름은 이랑 어깨 부위에 준다. 이 시기가 되면 무 뿌리가 이미 어느 정도 굵어져 있기 때문에 포기 사이에 주면 뿌리를 손상시킬 수 있다.

이랑 어깨는 뿌리에서 약간 떨어진 곳이면서도 양분이 스며들기 좋은 위치다. 웃거름을 줄 때 간과하기 쉬운 게 미량원소다.

특히 칼슘과 붕소는 무의 품질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다. 저온 다습하거나 고온 건조한 날씨가 이어질 때, 질소와 칼리 비료를 과다하게 주면 칼슘 흡수가 저해된다.

또 석회를 너무 많이 주면 붕소 흡수가 어려워진다. 이럴 때는 염화칼슘 0.3% 용액과 붕산 0.3% 용액을 2-3회 엽면 살포해주는 게 효과적이다.

엽면시비는 비용이 조금 들지만, 토양 시비보다 흡수 속도가 5배 이상 빠르다. 표: 가을무 웃거름 시비 계획 (10a 기준)

구분 시기(파종 후) 사용 비료 사용량 시비 위치 시비 방법
1차 웃거름 20일경 요소 + 염화칼륨 각 11kg, 8kg 포기에서 15cm 이격 10cm 깊이 매몰
2차 웃거름 35일경 요소 + 염화칼륨 각 11kg, 8kg 이랑 어깨 부위 표면 시비 후 복토
엽면시비(필요시) 생육 중간 염화칼슘 0.3% + 붕산 0.3% 2-3회 잎 전체 오전 중 살포

웃거름까지 제대로 줬다면 이제 기다림의 시간이다. 하지만 수확 직전에도 몇 가지 체크 포인트가 있다.

특히 '이런' 증상이 보이면 즉시 수확해야 한다.

수확, 때를 놓치면 모든 게 허사

드디어 수확이다. 하지만 여기서도 실수하면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된다.

무는 수확 시기를 하루만 놓쳐도 품질이 확 떨어진다. 특히 가을무는 10월 중순부터 11월까지가 수확 적기인데, 이 시기 기온 변화가 급격하기 때문이다.

무의 수확 적기를 판단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어깨'를 보는 거다. 무의 윗부분, 즉 잎이 붙은 부분이 땅 위로 올라와서 지름이 8-10cm 정도 됐을 때가 적기다.

무게로는 1,300-1,400g이 적당하다. 너무 크면 속이 비거나 질겨지고, 너무 작으면 상품성이 떨어진다.

수확은 아침 이른 시간에 하는 게 좋다. 낮에 수확하면 무가 수분을 많이 머금고 있어서 저장 중에 무르기 쉽다.

수확한 무는 잎을 제거하거나 3-4개씩 묶어서 출하한다. 잎을 제거할 때는 뿌리 상단 2-3cm를 남기고 자르는 게 좋다.

너무 짧게 자르면 상처 부위로 세균이 침투할 수 있고, 너무 길게 남기면 잎이 수분을 빼앗아 간다. 수확 후 저장도 중요하다.

가을무는 0-2℃, 습도 90-95%에서 보관하면 2-3개월까지 저장할 수 있다. 하지만 일반 가정에서는 이 조건을 맞추기 어려우므로, 텃밭에서 바로 수확해 먹는 게 가장 맛있다.

만약 저장이 필요하다면, 신문지에 싸서 냉장고 야채실에 보관하면 2-3주는 문제없다. 표: 가을무 수확 및 저장 기준

구분 기준 비고
수확 적기(중북부) 10월 중순-11월 상순 첫서리 내리기 전
수확 적기(남부) 10월 하순-12월 초순 지역별 기온 고려
적정 무게 1,300-1,400g 너무 크면 품질 저하
어깨 지름 8-10cm 땅 위로 올라온 부분
수확 시간 아침 이른 시간 일출 후 2시간 이내
저장 온도 0-2℃ 동결 주의
저장 습도 90-95% 너무 건조하면 시듦
저장 기간 2-3개월 신문지 포장 필수

솔직히 말하면, 나도 처음 몇 년 동안은 수확 시기를 놓쳐서 무가 얼거나 바람이 드는 경험을 여러 번 했다. 특히 2020년 11월 초 갑작스러운 한파로 밭에 있는 무의 30%가 얼어버린 적이 있다.

그때 이후로 나는 10월 말부터 일기예보를 수시로 체크하고, 영하 3℃ 이하로 떨어질 것 같으면 미리 뽑아버린다. 무 농사는 생각보다 까다롭지만, 하나하나 과정을 제대로 지키면 그 보람이 확실한 작물이다.

직접 기른 무로 김장을 담그면 시중에서 파는 무와 차원이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특히 깍두기로 먹을 때 그 아삭함이 살아있다.

올 가을에는 오늘 알려드린 방법을 하나씩 따라 해보시길 권한다. 분명히 작년과 다른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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