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자폐 진단을 받고 나서부터 자폐 치료제에 대해서 찾아보았다. 하지만 제대로된 치료제는 존재하지 않았고, 그로인해 무력함에 빠지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자폐 치료제 임상시험 3상에 돌입한 기업이 있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중이다.
아스트로젠 자폐치료제 개발 중소기업
아스트로젠은 한국의 바이오테크 기업으로, 희귀난치성 질환인 소아 자폐 스펙트럼 장애 치료제 ‘AST-001’의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치료제는 현재 임상 3상의 첫 환자 등록을 시작으로, 약 160명의 소아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아동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시럽형 ‘AST-001’을 투여하여 행동 관찰을 통해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것이 주 목적이며, 임상 시험은 2025년 5월에 종료될 예정이다.
아스트로젠은 대구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2017년 황수경 경북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창업했다. 이후 대구시의 벤처육성사업 등을 통해 성장해왔으며,
2020년에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아기유니콘으로 선정되고, 대구스타트업어워즈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등 유망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는 올해 내 코스닥 상장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이 자폐 치료제가 더욱 믿음이 가는것이 최근 바이오기업의 투자 혹한기에 시리즈C 라운드 펀딩을 목표액을 초과하여 달성했다는 점이다.
이것은 투자자들이 자폐 치료제 개발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뜻이 된다.
투자자들이 기부천사라서 자폐 치료제 개발에 투자하는 것은 절대 아닐 것이다. 자폐 치료제 시장은 국내에서만 6,000억원 규모로 추정되며, 전세계적으로 30조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따라서 자폐 치료제 개발에만 성공한다면 그 시장을 독식할 수 있고, 그에 따라 투자자에게도 상상도 못할 이익을 남겨줄 수 있을 것이다.
시리즈 C ?
여기서 시리즈란 드라마 시리즈 같은게 아니라, 기업(스타트업)이 성장하기 위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펀딩 단계(라운드)를 말한다.
시리즈 A : 회사가 초기 성장 단계에 있을 때 진행되며, 제품 개발, 시장 조사, 팀 확장 등을 위한 자금을 확보하는 단계
시리즈 B : 제품이나 서비스가 시장에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었고, 이제 회사를 더 크게 확장하고 싶을 때 진행됨. 마케팅, 판매, 추가 제품 개발 등에 자금을 사용함
시리즈 C : 회사가 이미 성공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더 큰 시장 확장, 인수 합병, 신제품 개발 등을 위한 대규모 자금이 필요할 때 진행됨
이것만 보더라도 시리즈 C 펀딩에 성공한 아스트로젠의 앞날은 주목할 만 하다.
여담으로 기술분야 스타트업들은 이러한 투자가 필수적이다. 기술개발 및 인력유지에 들어가는 비용은 상상을 초월하기에,
투자가 없다면 대부분의 기술 스타트업은 아무리 아이디어가 좋아도 실현되지 못하고 망하고 말 것이다.
AST-001 이란 무엇일까?
예전에 아스트로젠에서 자폐 치료 보조제를 판매했었다. 제품명은 제대로 기억이 안나는데, 이제품의 주요 성분은 L-Serine 이었다.
L-Serine 은 인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아미노산 중 하나다. 아미노산은 단백질을 구성하는 기본 단위로, 몸속에서 다양한 생물학적 과정에 필요하다.
L-Serine은 비필수 아미노산으로 분류된다. 즉, 몸이 필요한 양을 스스로 합성할 수 있다는 의미다.
L-serine 은 다음과 같은 효과를 가지고 있다.
- 단백질 합성 : L-Serine은 많은 단백질의 구성요소로, 세포의 구조와 기능에 필수적
- 신경전달물질의 합성 : 신경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여러 신경전달물질 및 신경활성 화합물의 전구체
- 세포막의 구성 :세포막의 중요한 구성요소인 인지질의 합성에 필요
- DNA와 RNA 합성 : 세포 분열과 유전 정보의 복사 지원
- 대사 관여 : 다양한 대사 경로에 관여하며, 특히 메티오닌, 시스테인, 글라이신 등 다른 아미노산의 합성에 필요
https://patents.google.com/patent/KR102091620B1/ko 의 논문 내용을 보면 엘-세린(L-serine), 아미노산의 하나를 유효 성분으로 포함하는 신경발달장애 예방, 개선, 또는 치료용 조성물에 관한 것 연구이며,
이 연구는 엘-세린 생합성 장애를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고, 엘-세린 공급을 통해 임상 증상의 개선 효과를 확인하였다고 나온다.
또한, 파괴된 혈뇌장벽의 복구 효과도 확인하였으며, 혈뇌장벽의 복구로 인해 저산소성 허혈성 뇌손상, 외상성 뇌손상, 신경염증질환, 뇌혈관 질환, 퇴행성 신경질환, 집중력장애, 기억장애 등의 예방 및 치료에 적용될 수 있음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엘-세린의 뇌 흡수율이 낮아 식이만으로는 치료 효과가 한정적이므로,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조성물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제시하면서 끝을 맺는다.
BBB(Blood-Brain Barrier)
위에서 엘세린의 뇌 흡수율이 낮다는 말은 바로 이 혈뇌장벽(BBB)를 잘 통과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BBB는 혈액과 뇌 사이에 존재하는 보호 장벽을 의미하며, 이 장벽은 뇌혈관 내피세포들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형성된 구조로, 혈액으로부터 유해한 물질이 뇌로 침투하는 것을 막아준다. 동시에, 영양소와 필수적인 화학물질이 뇌로 들어갈 수 있도록 조절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L-serine 이 BBB를 잘 통과하기만 한다면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는 말이다.
BBB를 통과하기 위한 전략으로는 해당 성분을 캡슐화(리포좀) 시키거나, 단백질이나 특정 펩타이드 등 수송체를 활용하는 방법, 또는 분자구조를 변형하여 BBB를 통과시키는 방법 등이 있다.
따라서 이 AST-001도 L-serine 을 유효성분으로 하고, BBB를 통과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여 제품에 접목시킨 것으로 보인다.
아스트로젠의 임상시험의 성공을 기원하며
해당 논문에서는 자폐스펙트럼장애(ASD) 환자 20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엘-세린과 레시틴 병용 조성물의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Autism Treatment Evaluation Checklist (ATEC) 점수를 사용하였다.
- ATEC 총점이 104점을 초과할 경우 매우 심한 자폐증으로, 50점 미만인 경우는 경한 자폐증으로 분류됨
연구에 참여한 자폐스펙트럼장애 환자들의 치료 전 ATEC 총점 평균은 128점이었으며, 매우 심한 자폐증 상태였다.
6개월 동안 엘-세린과 레시틴 병용 조성물을 200mg/kg/day로 섭취한 후, ATEC 총점 평균은 73점으로 50점 이상 감소하였다.
이 결과는 언어, 사회성, 인지, 그리고 행동의 4가지 주요 영역에서 치료 효과가 있음을 나타냈고,
특히 언어와 인지 영역에서 큰 호전을 보였고, 결국 엘-세린과 레시틴 병용 조성물이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증상을 개선하는데 아주 효과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임상3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어 우리 아들도 하루라도 빨리 신약의 혜택을 보았으면 한다.
그리고 자폐아이들의 치료에 희망을 준 아스트로젠에 깊이 감사드린다. 아스트로젠 파이팅!!
(전 아스트로젠과 아무 관련이 없는 자폐아이를 둔 아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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