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아이, 언어지연 치료 시작하다

이전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처음 언어치료를 시작할 당시(만 3세)에는 아이가 자폐증일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또래에 비해 언어발달이 느리다고 판단되어 언어지연 치료를 알아본 것이었기에, 그렇게 큰 걱정은 하지 않고 언어치료센터를 방문했습니다.

언어센터 입장하는 아이


자폐아이, 언어지연 치료 시작하다

그렇게 무난하게 언어치료는 시작되었습니다. 다만 맞벌이에 사정이 그리 넉넉하지 못했기에, 일주일에 두 번만 치료를 받기로 했습니다.

센터에 처음 방문했을 때는 원장님의 상담을 받았습니다. 여러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아이의 모습을 원장님이 관찰하셨고, 이내 언어의 지연이 있지만 그 외에 별다른 문제가 보이지 않는다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집에서부터 센터까지는 차로 20분 거리였습니다. 거리는 그렇게 멀지 않았는데, 센터 방문시간이 퇴근시간과 겹치다 보니 차가 많이 막혀 항상 아슬아슬하게 치료실에 도착하곤 했습니다.

아이의 치료는 순조로웠습니다. 처음에는 선생님과의 낯설음에 울음을 터트리기도 했는데, 선생님이 자신에게 호의적인 것을 알아챈 후부터는 치료실의 수많은 장난감을 탐하기 시작했습니다.

언어치료 받는 아이

사실 저는 아직도 언어치료에 대해서 완벽하게 신뢰하지는 않습니다. 일주일에 두 번, 아니 다섯 번을 가더라도 하루 중 겨우 40분의 수업만으로 아이의 굳게 닫힌 입이 쉽게 열리겠는가 하는 의문이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모니터를 통해서 본 언어치료의 방식도 결국 원리는 단순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같이 놀아주다가 아이의 요구를 끌어내 그것을 발화의 포인트로 삼는 것! 그것이 핵심이었고, 선생님은 그 원리에 입각하여 착실하게 치료를 수행했습니다.

더해지는 의심

하지만 그럼에도 아이의 말은 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날이 갈수록 아이의 유별난 행동이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 그 모습에 대해 센터 선생님께 상담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감통수업을 권하는 것이었습니다.

아이의 상태에 대해서 확실히 모르는데 선생님의 추천만으로 수업을 늘리는 것이 합당한가 하는 의문이 맴돌기 시작했습니다.

아이의 상태를 고민하는 부모

그러고 보니 어린이집이나 센터에서도 어느 누구도 아이의 상태에 대해서 명확히 지적해주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건 당연한 일입니다. “당신의 아이는 자폐증이 의심됩니다.”라고 말한다면 세상 어느 부모가 그 말을 달갑게 받아들일까요? 진단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의견을 꺼냈다가 그게 아니기라도 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요?

그런 리스크를 안고서 남의 아이에게 조심스레 소견을 말하려해도, 자폐증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무게와 비통함은 타인으로서 너무 버거울 것입니다.

마주친 진실?

그런 상황을 눈치채고 이것저것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자폐증, 자폐 스펙트럼이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아이의 상태를 인터넷에 찾아보다

그리고 그러한 글에는 필시 자폐증은 언어지연을 동반한다는 것도 적혀져 있었습니다. 또한 아이의 호명반응, 이상행동 등 자폐의 특징을 나열하는 리스트와 어찌나 그렇게 잘 맞아 떨어지던지!

“아! 언어치료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구나!”

그 순간, 눈앞이 캄캄해졌습니다.

자폐 아동의 이상행동에 대해 추가적으로 알고 싶으시면 아래 글을 한번 천천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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