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90%가 모르는 그리스 자고리, 자유여행지 1위로 떴다

2026-07-04 · 여행 · 읽는데 10분

그리스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아테네나 산토리니만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그리스 북서부 에피루스 지방에 자리한 자고리(Zagori)는 완전히 다른 매력을 가진 곳입니다. 기네스북에 등재된 비코스 협곡, 40여 개의 전통 돌마을, 그리고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될 만한 웅장한 자연경관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곳은 관광객이 붐비지 않아 한적하게 자연과 전통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자유여행지로, 최근 여행자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자고리는 왜 자유여행지 1위로 떠올랐을까

자고리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그리스 하면 떠오르는 파르테논 신전이나 산토리니의 하얀 집들과는 사뭇 다른,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했기 때문입니다. 피도스 산맥이 둘러싸고 비코스 협곡이 가로지르는 이 지역은 아직 많은 여행자에게 덜 알려졌지만,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트레킹 명소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2025년 최신 여행 데이터를 보면 매년 많은 이들이 자고리를 찾아 깊은 산자락과 고대 마을의 매력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특히 에코 투어리즘과 트레킹 루트가 잘 갖춰져 있어 자연 애호가들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자고리는 46개의 작은 전통 마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돌담과 돌집이 어우러진 독특한 건축양식, 중세 유럽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골목길이 인상적입니다. 이 마을들은 국가 역사 기념물로 지정되어 있으며, 이끼 낀 슬레이트 지붕의 돌집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집들 중에는 나무로 조각된 천장이 있는 곳도 있고, 프레스코화가 그려진 곳도 있습니다.

비코스 협곡 트레킹, 준비만 잘하면 누구나 즐길 수 있다

비코스 협곡은 기네스북에 '깊이 대비 폭이 가장 좁은 협곡'으로 등재되어 있습니다. 보이도마티스 강에 의해 깎인 이 협곡은 길이 약 20km, 깊이는 최대 1,000m에 달하지만 어느 지점에서나 폭은 400야드를 넘지 않습니다. 비코스-아오스 국립공원의 하이라이트로, 샤모와 산양, 유럽 들고양이, 불곰, 스라소니 같은 멸종위기 동물들의 천연 서식지이기도 합니다.

트레킹 코스는 크게 세 구간으로 나뉘며, 초보자부터 숙련자까지 모두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코스는 남쪽 끝의 절벽 위 마을 모노덴드리에서 북쪽의 작은 마을 비코스를 잇는 길입니다. 모노덴드리에서 가파르게 내려갔다가 다시 비코스 마을로 지그재그 오르막을 올라가는 이 코스는 최소 4시간이 걸립니다.

하이킹 전 필수 준비물과 유의사항

  • 튼튼한 등산화와 방수 재킷 필수
  • 생수 충분히 챙기기 (유일한 식수원은 협곡 중간쯤 클리마 샘)
  • 출발 전 일기예보 확인 (비 오는 날 피할 것)
  • 숙소에 예정 경로와 도착 예정 시간 알려두기
  • 대중교통이 믿을 만하지 않으니 숙소에 픽업 서비스 요청
  • 쓰레기는 반드시 되가져가고 지정된 코스 외 출입 금지

비코스에 도착하면 타베르나에서 멧돼지 스튜 같은 든든한 식사와 시원한 맥주 한 잔으로 하이킹의 피로를 풀 수 있습니다. 협곡 남쪽 끝 부근에는 옥시아 전망대(서쪽 절벽)와 벨로이 전망대(동쪽 절벽)가 있어 파노라마 뷰를 선사합니다. 특히 벨로이 전망대는 비코스 협곡 전체를 한 폭의 그림처럼 내려다볼 수 있는 최고의 뷰포인트로 꼽힙니다.

이오아니나, 자고리 여행의 시작과 끝을 함께하는 도시

자고리 지역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이오아니나를 베이스캠프로 삼는 것이 좋습니다. 파모티다 호수 서쪽에 자리한 이 매력적인 대학 도시에는 아직 옛 성벽으로 둘러싸인 구시가지가 남아 있습니다.

이오아니나 성채는 무려 기원후 528년에 유스티니아누스 황제가 세운 그리스에서 가장 오래된 성입니다. 오스만 제국 시절 하렘과 페티예 모스크가 추가되면서 전성기를 맞았죠. 페티예 모스크 건물에는 현재 이오아니나 민속박물관이 들어서 있어 이 도시의 이슬람교와 유대교 유산을 조명하는 다양한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성 안에는 이 지역을 통치했던 알리 파샤의 무덤도 있으니 꼭 찾아가 보세요.

구시가지에서 남서쪽으로 5분만 걸어가면 이오아니나 고고학박물관이 나옵니다. 신석기시대부터 후기 로마 시대까지 긴 세월을 아우르는 전시품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고대에는 로마와 콘스탄티노플을 잇는 에그나티아 도로가 이오아니나를 통과했다고 하니 이 도시가 얼마나 중요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오아니나의 또 다른 매력은 호수입니다. 특히 들꽃이 만발하고 숲이 진녹색으로 우거진 봄에 최고입니다. 호숫가 산책로를 걸어보고, 배를 타고 이오아니나 섬에도 가보세요. 섬에는 무려 일곱 개의 수도원이 있는데 그중 스트라테고풀로스 수도원에는 인상 깊은 프레스코화가 있습니다.

키피 마을 주변 돌다리, 18세기 건축미를 그대로 간직하다

자고리 마을들 사이를 하이킹하는 것은 그리스 최고의 여행 코스 중 하나입니다. 특히 키피 마을 주변에는 18세기에 지어진 아름다운 돌다리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예피리'라 불리는 이 다리들은 공사비를 댄 지역 가문의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꼭 봐야 할 돌다리 세 곳

  • 코코리 다리: 키피 서쪽 2.4km 지점, 바위 기둥 아래 강을 한 번에 가로지르는 단아치 다리
  • 밀로스 다리: 키피 남쪽 400야드, 두 개의 아치로 이루어진 다리
  • 플라키다 다리: 키피에서 남서쪽으로 600야드, 세 개의 아치로 된 가장 장관인 다리

이 외에도 많은 다리가 마을과 마을을 연결하고 있습니다. 자고리 마을에서의 3박 4일 일정 중 하루는 이 돌다리 투어에 할애하는 것도 좋습니다. 특히 미크로 파핑고와 메가 파핑고 사이에 위치한 콘츠르다리는 길이 30m, 높이 15m에 달하는 웅장한 구조물로 방문객들에게 감탄을 자아냅니다.

모니 키피나스 수도원, 메테오라 못지않은 절벽 수도원

그리스 절벽 수도원하면 메테오라를 먼저 떠올리지만, 이오아니나에서 남동쪽으로 24km 떨어진 초우메르카 산맥에는 그에 뒤지지 않는 절경의 모니 키피나스 수도원이 있습니다.

마치 벌집처럼 절벽에 달라붙어 있는 이 수수한 돌과 나무로 지어진 수도원은 1212년에 세워졌습니다. 오스만 제국 시절 습격으로부터 수도사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나무다리가 인상적입니다. 수도원 내부 예배당에는 아름다운 프레스코화도 그려져 있습니다.

미스트라스 마을 동쪽 1.6km 지점에 있는 주차장에 차를 대고 수도원 열쇠를 키오스크에서 받아 오솔길을 따라 걸어 올라가면 쉽게 도착할 수 있습니다. 좁은 오솔길을 따라 걸어 올라가는 내내 과연 저 높은 곳에 수도원이 있을까 싶지만, 절벽 끝에 우뚝 선 그 모습을 보고 나면 놀라움을 감출 수 없습니다.

수도원 안으로 들어서면 시간이 멈춘 듯한 적막감이 느껴집니다. 프레스코화로 장식된 예배당에 앉아 명상에 잠기면 세속의 모든 근심이 사라지는 듯합니다. 절벽 너머로 펼쳐진 장엄한 풍광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정화되는 기분입니다.

자고리에서 꼭 맛봐야 할 현지 음식과 와인

자고리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현지 미식 탐방입니다. 아늑한 타베르나나 메제도폴리아(그리스식 타파스 바)에서 개구리 튀김 같은 별미와 함께 맛있는 와인을 음미해 보세요.

추천 음식과 음료

  • 개구리 다리 요리: 자고리 지역의 색다른 별미
  • 멧돼지 스튜: 비코스 마을 타베르나에서 맛볼 수 있는 든든한 식사
  • 산양 치즈와 올리브 오일, 신선한 허브가 어우러진 지중해식 요리
  • 지역 포도로 만든 화이트와인과 스파클링와인
  • 취푸로 브랜디: 근교 글리나보스 와이너리에서 시음 가능

특히 산골 마을 집에서 묵으면서 현지 가족과 함께 전통 음식을 만들어 먹고 그들의 삶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자고리 여행의 백미입니다.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는 이 경험은 관광객이 붐비는 곳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진짜 그리스의 모습입니다.

자고리 3박 4일 일정, 이렇게 짜보세요

자고리 여행을 처음 계획한다면 다음과 같은 일정을 추천합니다. 이 일정은 비코스 협곡 하이킹과 전통 마을 둘러보기, 이오아니나 방문을 모두 포함합니다.

1일차: 이오아니나 도착 및 구시가지 탐방 - 이오아니나에 도착해 숙소 체크인 - 이오아니나 성채와 고고학박물관 방문 - 호숫가 산책로 산책, 저녁에는 현지 타베르나에서 식사

2일차: 비코스 협곡 하이킹 - 아침 일찍 모노덴드리 마을로 이동 - 비코스 협곡 트레킹 (모노덴드리 → 비코스, 약 4-6시간) - 비코스 마을에서 식사 후 숙소로 복귀

3일차: 전통 마을과 돌다리 투어 - 키피 마을 방문, 코코리·밀로스·플라키다 다리 탐방 - 미크로 파핑고와 메가 파핑고 마을 산책 - 오후에는 모니 키피나스 수도원 방문

4일차: 가벼운 산책과 귀국 준비 - 아침 일찍 자연 보호 구역 산책 또는 조류 관찰 - 전통 공예 체험 또는 현지 시장 방문 - 이오아니나로 이동 후 귀국

대중교통이 제한적이고 도로가 협소한 편이므로 렌터카를 이용하거나 사전에 교통편을 잘 알아두는 것이 편리합니다. 현지 주민들과의 소통을 위해 기본적인 그리스어 인사말을 익혀두면 여행 중 도움을 받을 때 유리합니다.

Q. 자고리 여행하기 가장 좋은 시기는 언제인가요?

봄(4-5월)과 가을(9-10월)이 트레킹에 최적의 시기입니다. 평균 기온은 15도에서 25도 사이로 쾌적하며 비가 내리는 날이 적습니다. 겨울에는 피도스 산맥에 눈이 내려 환상적인 설경을 자아내며 스키와 스노보드를 즐길 수 있습니다.

Q. 자고리까지 어떻게 가나요?

가장 가까운 주요 도시는 이오아니나입니다. 아테네에서 버스나 렌터카로 약 4-5시간 소요됩니다. 이오아니나에 도착한 후에는 자고리 마을까지 차량으로 이동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Q. 자고리에서 숙소는 어디가 좋을까요?

이오아니나를 베이스캠프로 삼는 것이 가장 편리합니다. 또는 자고리 마을 내 전통 돌집 게스트하우스에서 묵으며 그리스 농촌의 정겨운 삶을 체험하는 것도 추천합니다. 숙소에서 픽업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많아 대중교통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