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금치 한 단, 어디까지 써먹을 수 있을까. 냉장고에 며칠째 자리만 차지하고 있던 시금치를 보며 고민한 적이 있다면, 이 글에서 소개하는 방법 다섯 가지를 참고해 보면 좋겠다. 데치기 30초라는 기본 원칙만 지키면 무침, 국, 전, 계란말이, 일본식 요리까지 두세 끼는 거뜬히 해결할 수 있다.
시금치 요리의 핵심은 결국 데치는 시간과 물기 제거에 달려 있다.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줄기를 먼저 10초, 잎 전체를 포함해 총 30초만 데친 뒤 찬물에 2-3번 헹구면 떫은맛이 빠진다. 이후 손으로 꽉 짜서 물기를 완전히 제거해야 어떤 요리를 해도 맛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냉장고에 오래 둔 시금치, 데치기부터 달라진다
시금치는 잎이 얇아서 데치는 시간이 길어지면 금방 물컹해진다. 30초만 데쳐도 충분히 부드러워지고, 오래 데친 시금치는 오히려 식감이 나빠지고 영양소도 줄어든다. 데친 후 찬물에 헹굴 때는 두세 번 정도 물을 갈아주는 게 좋다. 그래야 시금치 특유의 떫은맛이 빠지고 색도 선명하게 유지된다.
물기를 짤 때는 한 줌씩 쥐어서 꾹꾹 눌러주는 방식이 편하다. 이때 물기가 남아 있으면 나중에 무침 양념이 묽어지고, 전 반죽이나 계란물도 질어져서 요리가 망칠 수 있다. 데친 시금치는 이 상태로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하면 이틀 정도는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시금치 1단으로 3끼 해결하는 요리 5가지
들기름 향 가득한 시금치무침
가장 기본이 되는 반찬이다. 데친 시금치를 3-4cm 길이로 썰어 볼에 담고, 들기름 1큰술, 국간장 1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통깨 1작은술을 넣고 살살 무치면 끝난다. 간장 대신 소금을 쓰면 더 담백하고, 참기름을 쓰면 고소한 맛이 강해진다. 10분이면 완성되는 반찬이라 밥상에 자주 올리기 좋다.
- 시금치를 무칠 때는 힘을 빼고 조물조물 살살 무칠 것
- 국간장이 없다면 일반 간장을 반 큰술로 줄여서 넣을 것
- 통깨는 마지막에 넣어야 고소함이 오래 유지됨
구수한 시금치 된장국
쌀뜨물을 쓰면 국물이 뽀얗고 구수해져서 된장국 맛이 한결 깊어진다. 냄비에 건새우 1큰술을 30초 정도 볶아 향을 낸 뒤, 쌀뜨물 3컵을 붓고 된장 1.5큰술과 다진 마늘 1작은술을 넣어 풀어준다. 센 불에서 끓이다가 국물이 끓어오르면 손질한 시금치를 넣고 30초에서 1분만 더 끓이면 된다. 대파를 송송 썰어 넣고 불을 끄면 완성.
쌀뜨물이 없다면 일반 물을 써도 되지만, 쌀뜨물을 쓰는 편이 훨씬 구수하다. 된장은 미리 국물에 풀어주지 않으면 뭉치기 쉬우니, 거품기나 젓가락으로 충분히 저어가며 푸는 게 좋다. 시금치를 너무 오래 끓이면 색이 누렇게 변하니 국물이 끓은 직후에 넣고 바로 불을 끄는 게 핵심이다.
바삭한 시금치전
반찬이나 간식, 술안주로도 손색없는 메뉴다. 데친 시금치의 물기를 꽉 짜서 3-4cm 길이로 썰어 준비한다. 볼에 부침가루 1컵, 물 2/3컵, 소금 1/2작은술을 넣고 섞은 뒤 데친 시금치를 넣어 반죽을 만든다. 반죽이 너무 묽으면 전이 질척해지니, 물을 한 번에 붓지 말고 조금씩 넣어가며 농도를 맞추는 게 좋다.
팬에 식용유를 충분히 두르고 중불에서 반죽을 한 국자씩 떠서 넓게 펴준다. 앞뒤로 2분씩, 노릇하게 구워내면 된다. 시금치 물기가 남아 있으면 반죽이 퍼지면서 바삭함이 떨어지므로, 데친 시금치를 손으로 꼭 짜는 과정을 건너뛰지 않는 게 중요하다.
영양 만점 시금치 계란말이
도시락 반찬이나 아이들 밥반찬으로도 부담 없는 메뉴다. 데친 시금치를 잘게 다지고, 당근도 아주 잘게 다져서 준비한다. 볼에 계란 4개를 풀고 소금 1/2작은술을 넣은 뒤 다진 시금치와 당근을 넣고 고루 섞는다.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중약불로 달군 다음, 계란물을 1/3씩 부어가며 돌돌 말아준다. 이 과정을 3번 반복하면 층이 또렷한 계란말이가 완성된다. 불이 너무 세면 겉만 타고 속이 덜 익을 수 있으니 약불에서 천천히 말아야 한다. 완성 후 1분 정도 식혔다가 썰면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 시금치는 잘게 다질수록 계란물에 고르게 섞임
- 당근은 채칼보다 칼로 다지는 게 식감이 좋음
- 말 때마다 팬에 식용유를 살짝씩 추가하면 잘 달라붙지 않음
일본식 시금치 요리, 오히타시
한식 무침과는 다른 단맛과 감칠맛이 특징인 일본식 나물이다. 데친 시금치를 4-5cm 길이로 썰어 준비하고, 간장 2큰술과 미림 1큰술을 섞어 소스를 만든다. 시금치에 소스를 부어 살살 무친 뒤 접시에 담고 가쓰오부시(가다랑어포)와 통깨를 뿌리면 완성이다.
차갑게 먹으면 더 맛있기 때문에, 미리 만들어 냉장고에 잠시 넣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미림의 단맛이 시금치와 잘 어울리고, 가쓰오부시가 국물을 흡수하면서 감칠맛을 더해준다. 색다른 시금치 요리를 시도해 보고 싶을 때 추천할 만한 메뉴다.
시금치 보관과 활용, 이것만 알면 충분하다
시금치를 한 번에 다 쓰지 못할 때는 데쳐서 물기를 짠 뒤, 한 끼 분량씩 나눠 냉동 보관하는 게 편리하다. 냉동한 시금치는 해동 없이 된장국이나 전 반죽에 바로 넣으면 된다. 단, 냉동 시금치는 물이 생기기 쉬우니 해동 후에는 한 번 더 물기를 짜주는 게 좋다.
시금치를 고를 때는 잎이 진한 초록색이고 줄기가 단단한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잎이 노랗게 변했거나 축축 처진 것은 신선도가 떨어진 상태다. 시금치에는 수산이 포함되어 있어서, 한 번에 과도하게 많이 먹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일반적인 식사량에서는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Q. 시금치 데칠 때 소금을 꼭 넣어야 하나요?
소금을 넣으면 시금치의 색이 선명하게 유지되고 간이 살짝 배는 효과가 있다. 끓는 물에 소금 1작은술을 넣고 데치는 것을 권장한다. 소금이 없다면 생략해도 되지만, 색이 조금 푸르스름하게 변할 수 있다.
Q. 냉동 시금치로도 무침을 만들 수 있나요?
가능하다. 다만 냉동 시금치는 해동 과정에서 물이 많이 생기기 때문에, 손으로 꽉 짜서 물기를 제거한 뒤 양념을 넣어야 맛있다. 수분이 남아 있으면 무침이 묽어지고 간이 제대로 배지 않는다.
Q. 시금치 된장국에 쌀뜨물은 필수인가요?
필수는 아니지만, 쌀뜨물을 쓰면 국물이 더 뽀얗고 구수해진다. 일반 물을 쓰면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난다. 첫 번째 쌀뜨물이 가장 진하고 구수하니, 쌀을 씻을 때 첫물을 받아두면 유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