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태 병충해 걱정이라면, 순자르기부터 시작해 보세요
서리태를 유기재배로 키우는 분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이 병충해 관리입니다. 농약을 쓰지 않다 보니 노린재나 진딧물이 나타나면 속수무책인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순자르기(적심) 한 번으로 병충해 발생을 최대 70%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순자르기는 단순히 가지치기가 아니라, 통풍과 햇빛 조건을 개선해 병해충이 살기 어려운 환경을 만드는 병충해 통합관리의 시작입니다. 순자르기 시기와 함께 배수 관리, 정기 점검, 잡초 관리까지 함께 진행하면 서리태를 훨씬 건강하게 키울 수 있습니다.
순자르기, 언제 어떻게 해야 할까
순자르기는 크게 3차례에 걸쳐 진행합니다. 1차는 본잎이 5-7장 나왔을 때, 보통 파종 후 한 달쯤 지난 시점입니다. 이때 주 줄기 끝부분을 손톱으로 잘라주면 되는데, 처음에는 조금 아깝더라도 과감하게 잘라야 나중에 곁가지가 충실하게 자랍니다. 순자르기를 하지 않으면 줄기만 길게 자라고 꼬투리가 적게 달리니, 첫 단계가 가장 중요합니다.
- 1차 순자르기: 본잎 5-7장 시기, 주 줄기 끝을 1-2cm 정도 잘라줌
- 2차 순자르기: 원대에서 나온 곁순이 15-20cm 자랐을 때, 잎을 2-3개 남기고 가위로 절단
- 3차 순자르기: 곁순이 다시 자라면 잎 2-3개 남기고 반복, 꽃이 피기 전에 중단
2차와 3차까지 진행하면 서리태가 위로만 자라지 않고 옆으로 퍼지면서 꽃이 고르게 피게 됩니다. 다만 모든 포기에 동일하게 적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키가 작고 생육이 약한 포기까지 일률적으로 자르면 회복이 늦어질 수 있어서, 웃자라 쓰러질 가능성이 높은 포기를 중심으로 생육 상태를 확인한 뒤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파종 시기에 따라 순자르기 강도도 조절해야 합니다. 5월이나 6월 초에 심었다면 2-3차까지 꼼꼼히 해주고, 척박한 땅이거나 7월 초에 늦게 심었다면 1차 정도만 해도 충분합니다. 꽃이 피기 시작한 뒤에는 순자르기를 반드시 중단해야 합니다. 꽃눈이 달린 생장점을 잘라내면 꼬투리 수가 오히려 줄어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순자르기만으로 부족하다면, 이것까지 함께 챙기세요
순자르기로 통풍과 햇빛 조건을 개선했다면, 이제 병충해 점검과 배수 관리가 필요합니다. 병충해 점검은 주 2-3회, 잎 뒷면 → 새순 → 꼬투리 표면 순서로 살펴보는 것이 기본입니다. 잎에 반점이 번지고 아래 잎부터 마르기 시작하면 통풍이 부족하다는 신호이므로, 병든 잎은 바로 밭 밖으로 빼내야 합니다.
서리태에서 가장 골치 아픈 해충은 노린재입니다. 노린재가 잎이나 열매를 빨아먹으면 꼬투리만 달리고 속이 비는 경우가 많습니다. 친환경으로 관리한다면 크레솔 기피제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크레솔을 물에 2,000배 희석해서 페트병에 담고, 뚜껑 쪽에 작은 구멍을 3-4개 뚫어 5-10m 간격으로 밭에 놓아두면 노린재가 접근하기 어려워집니다. 약제를 쓸 경우에는 오전에 살포하는 것이 효과적인데, 노린재는 오전에 움직임이 느리고 오후에 활동이 활발해지기 때문입니다.
- 병충해 점검 순서: 잎 뒷면 → 새순 → 꼬투리 표면, 주 2-3회
- 노린재 방제: 크레솔 2,000배 희석, 페트병 구멍 3-4개, 5-10m 간격 설치
- 약제 살포: 오전에 진행, 농촌진흥청 농약안전정보시스템에서 콩 등록 여부 확인 필수
잡초 관리도 순자르기만큼 중요합니다. 잡초가 서리태와 양분 경쟁을 하면 수량이 32-77%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자료가 있습니다. 특히 자귀풀, 바랭이, 피, 환삼덩굴, 개망초 같은 잡초가 서리태 밭에서 자주 문제가 됩니다. 순자르기를 하면서 밭을 한 바퀴 돌 때마다 잡초도 같이 뽑아주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장마철 도복 예방,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장마는 보통 6월 말에서 7월 중순 사이에 집중됩니다. 이 시기는 서리태가 순자르기 후 곁가지를 키우는 시기라서 비가 많이 오면 줄기가 웃자라기 쉽습니다. 장마 전에 배수로를 정비해 물이 고이지 않게 하고, 순자르기를 마친 포기는 대나무 지지대를 꽂고 끈으로 묶어두면 도복 피해를 막을 수 있습니다.
끈은 8자 모양으로 묶어야 줄기가 상하지 않습니다. 두둑 높이를 20cm 이상으로 유지하고, 비가 온 뒤에는 밭고랑에 물이 고이지 않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서리태는 과습에 약해서 뿌리가 물에 잠기면 줄기가 약해지고 병에 걸리기 쉽습니다.
낮에 잎이 처졌다가 저녁에 회복되는 모습이 보이면 더위로 인한 반응일 수 있습니다. 흙이 마른 상태인지 먼저 확인하세요. 흙이 촉촉한데도 잎이 계속 처져 있다면 뿌리 문제를 의심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배수로를 정비해 주는 것이 물을 주는 것보다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비료와 파종 간격, 순자르기 효과를 높이는 조건
서리태는 비료를 너무 많이 주면 오히려 잎만 무성해지고 콩이 적게 달리는 특성이 있습니다. 텃밭 기준으로 10평에 일반 퇴비 한 포(20kg) 이상 넣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질소 비료를 과하게 주면 병해를 부를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 파종 간격: 25cm보다는 35-40cm로 넉넉하게
- 퇴비: 10평 기준 20kg 이하
- 웃거름: 순자르기 후 3-5일이 지나도 새순이 보이지 않을 때 가볍게 시용
파종 간격도 25cm보다는 35-40cm 정도로 넉넉하게 잡아야 순자르기를 했을 때 곁가지가 퍼질 공간이 확보됩니다. 간격이 좁으면 순자르기를 해도 햇빛과 바람이 잘 통하지 않아 병충해 예방 효과가 반감됩니다.
수확과 보관, 서리태 병충해 예방의 마지막 단계
수확은 잎이 70% 이상 누렇게 변하고, 꼬투리를 흔들었을 때 달그락 소리가 나면 시작해도 됩니다. 중부지방 기준 6월 초중순에 파종했다면 10월 하순에서 11월 초순이 수확 적기입니다. 수확한 서리태는 바로 말리지 말고 하루 정도 그늘에서 말린 뒤 탈곡합니다.
보관할 때는 완전히 건조한 다음 밀폐용기에 넣어 냉동실에 3일 정도 두면 콩바구미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서리태를 오래 보관하려면 이 과정을 꼭 거치는 것이 좋습니다.
Q. 순자르기를 비 오는 날 해도 되나요?
비가 오는 날이나 장마철 직후에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상처 부위로 병원균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맑은 날 오전에 작업하고, 상처가 마를 시간을 주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순자르기를 했는데 새순이 안 나오면 어떻게 하나요?
3-5일이 지나도 새순이 보이지 않으면 양분 부족이나 뿌리 상태가 좋지 않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웃거름을 가볍게 주고 배수 상태를 확인하세요.
Q. 개화가 늦어지는 것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파종을 늦어도 6월 중순까지 마쳐야 합니다. 서리태는 낮이 짧아지고 밤이 길어질 때 꽃이 피는 단일성 작물이라, 파종이 늦어지면 생육 기간이 짧아져 수확량이 줄어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