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 음악 역사에서 드럼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레드 제플린의 드러머, 존 본햄(John Bonham)입니다. 32세라는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남긴 연주는 40년이 넘은 지금도 전 세계 드러머들에게 연구되고 있습니다. 드럼을 처음 배우는 사람부터 프로 뮤지션까지, 그의 위대함을 설명하는 다섯 가지 핵심 비결을 정리했습니다.
존 본햄은 왜 '드럼의 신'으로 불릴까
존 본햄은 단순히 실력이 뛰어난 드러머를 넘어, 현대 록 드럼의 주법 대부분을 정립한 인물입니다. 롤링 스톤 등 주요 음악 전문지에서 드럼 역사 전체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드러머 1위로 꾸준히 선정될 만큼 음악사적 영향력이 큽니다. 레드 제플린의 묵직한 사운드는 그의 드럼이 없었다면 불가능에 가까웠고, 밴드가 그가 사망한 후 바로 해체를 선언한 것도 이 같은 의존도를 증명합니다.
한 개의 킥 페달로 더블 베이스를 넘어서다
1970년대 록 드러머들 사이에서는 무대 효과를 위해 투베이스(더블 킥) 드럼 세트가 유행이었습니다. 하지만 존 본햄은 이 흐름에 정면으로 반발하며 단일 킥 페달만 고집했습니다.
레드 제플린의 데뷔 싱글 〈Good Times Bad Times〉는 오늘날 프로 드러머들도 더블 베이스 없이는 커버가 어렵다고 평가하는 곡입니다. 존 본햄은 이것을 단일 킥과 오른손의 엄청난 속도로 라이브에서도 완벽하게 소화했습니다. 양손을 사용하는 킥 플레이와 믿기 어려울 정도로 빠른 싱글-스트로크 롤을 결합한 컴비네이션 주법은 이후 록과 메탈 드럼의 핵심 사운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손은 느긋하게, 발은 앞서 나간다'는 그루브의 비밀
존 본햄의 연주에서 가장 독특한 점은 손과 발의 독립성에서 나오는 긴장감입니다. 손은 비교적 여유로운 템포를 유지하는 듯 보이지만, 발(킥과 하이햇)은 그보다 조금 더 앞서 나가는 느낌을 줍니다.
〈Immigrant Song〉이나 〈Black Dog〉 같은 곡을 들어보면 이 특징이 바로 체감됩니다. 단순해 보이는 8비트 패턴이 그의 손과 발을 거치면 16비트처럼 느껴지고, 듣는 사람이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이는 고스트 노트(Ghost Note)라고 불리는 거의 들리지 않는 약한 스네어 타격이 곳곳에 숨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이 작은 디테일이 그루브에 깊이와 생동감을 더했습니다.
30분 드럼 솔로가 전설이 된 〈Moby Dick〉
레드 제플린의 2집에 수록된 〈Moby Dick〉은 드럼 솔로가 곡의 중심이 되는 연주곡입니다. 스튜디오 녹음 버전도 압도적이지만, 라이브에서는 이 곡을 30분 이상 연주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것도 박자를 거의 틀리지 않고, 라이브에서 실수가 제로에 가까운 수준으로 유지했습니다.
당시 록 드러머가 공연에서 30분간 솔로를 연주하는 것 자체가 전례 없는 일이었습니다. 이 곡에서 존 본햄은 더블 베이스 드럼 연주를 사용해 폭발적인 고조를 만들어냈고, 이 라이브 영상들은 유튜브에서 지금도 수천만 뷰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장르를 가리지 않은 음악적 흡수력
존 본햄이 단순히 하드록에 특화된 드러머였다면 오늘날 이만큼 위대한 평가를 받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는 블루스, 재즈, 펑크, 레게까지 폭넓게 흡수했습니다.
〈Fool in the Rain〉에서는 여러 리듬이 공존하는 폴리리듬, 세 번 규칙적으로 열리고 닫히는 하이햇, 스윙감 있는 하프타임 셔플이 등장합니다. 같은 드러머가 연주했다고 믿기 어려울 만큼 다양한 색깔을 곡마다 보여줬고, 이는 그의 음악적 폭이 얼마나 넓었는지를 증명합니다. 드럼을 배우는 입장에서는 "나는 록만 칠 거야"라고 한계를 짓지 않는 태도가 가장 중요한 교훈 중 하나입니다.
장비 하나에도 철학이 담겨 있다
존 본햄이 1973년부터 1975년 라이브에서 주로 사용한 드럼 세트는 Ludwig Vistalite(루딕 비스타라이트) 시리즈입니다. 투명한 아크릴 소재로 제작된 이 드럼은 무대 조명 아래서 빛나는 시각적 효과와 함께, 목재 셸보다 강한 어택감과 투사력이 특징이었습니다.
- 킥 드럼 크기: 일반 드러머들이 22인치를 사용할 때 그는 26인치를 사용했습니다.
- 헤드: Remo Coated Emperor를 주로 사용했으며, 레코딩 시 킥 드럼 내부에 펠트 스트립을 붙여 음색을 정밀하게 조절했습니다.
- 연주 기법: 스틱을 드럼 헤드에 깊게 파묻는 'Dig-in' 기법으로 더 무거우면서 울림이 좋은 톤을 만들어냈습니다.
이 조합이 레드 제플린 특유의 '쿵' 하고 공간을 가득 채우는 킥 사운드의 비결이었습니다. 현재 이 세트는 'Zep Set'이라는 이름으로 Ludwig에서 레플리카 제품을 출시할 만큼 전설적인 구성으로 남아 있습니다.
존 본햄이 세상을 떠난 건 1980년 9월 25일, 32세의 나이였습니다. 그의 죽음은 레드 제플린의 해체로 이어졌고, 밴드는 "존 없이는 계속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사후 45년이 지난 지금도 그의 연주는 유튜브에서 수천만 뷰를 기록하고, 데이브 그로울(Dave Grohl), 대니 캐리(Danny Carey), 채드 스미스(Chad Smith) 같은 현대 록/메탈 거장들도 그의 스타일에 크게 영향을 받았다고 말합니다. 날것 그대로의 독보적인 스타일, 천둥 같은 파워, 완벽한 그루브. 이 모든 것이 그를 드럼의 가능성을 확장한 선구자로 자리매김하게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