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선 지능장애는 지능 지수(IQ)가 특정 범위에 속하는 상태로, 지적 장애와 일반 지능 사이의 경계선에 위치하며, 법적으로 장애인 등록이 불가능한 상태를 말한다.
따라서 엄밀히 말하면 법적으로 장애가 아닌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국가에서 낮은 지능(그렇지만 지적장애보다는 높은)을 가진 사람들은 법적인 보호나 지원을 받기 어렵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취약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
이 글에서는 경계선 지능장애 특징 등을 자세히 알아보겠다.
경계선 지능장애 정의
경계선 지능장애라는 용어는 지적장애와 정상 지능 사이의 중간적 상태를 설명하기 위해 사용된다.
일반적으로 이 용어는 평균 지능보다는 낮지만, 법적인 지적 장애 범주에는 속하지 않는 개인들을 지칭하기 위해 사용된다.
경계선 지능의 개념은 학계와 임상에서 여러 가지 방식으로 해석되며, 이 지능 범위에 속하는 사람들은 인지적, 정서적, 사회적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법의 사각에 놓인 그들
그러나 대한민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에서 경계선 지능은 공식적으로 장애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해당 개인들이 정부로부터 정신적, 감정적, 사회적 지원을 받기 어렵게 만든다.
또한, 경계선 지능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지적장애로 등록하고자 자신의 지능 수준을 낮추려고 시도하기도 하며, 그 결과 자폐성 장애 또는 기타 장애로 잘못 진단받는 경우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문제는 이들이 사회에서 겪는 문제를 더욱 난감하게 만든다.
경계선 지능장애는 성인기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으며, 개인의 학업 성적이나 직장 성과가 평균 이하일 때 경계선 지능장애를 의심하기도 한다.
따라서 조기발견 및 적절한 교육과 사회적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경계선 지능을 가진 사람은 학업이나 직장 생활을 임함에 있어 심각한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다.
생각보다 경계선 지능장애인은 많다
최근 국회입법조사처의 ‘경계선 지능인 현황과 향후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경계선 지능인은 지능지수(IQ) 정규 분포도에 따라 전체 인구의 약 13.6%를 차지한다고 한다.
이 글을 작성하는 ’24. 5. 9. 기준으로 대한민국 인구수는 5,175만 1,065명이다. 여기서 13.6%의 인구가 경계선 지능장애라면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7백 3만 8천명정도가 경계성 지능장애라는 말이 된다.
바야흐로 경계선 지능장애인 700만명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진단
경계선 지능장애의 진단은 주로 심리학적 평가를 통해 이루어진다.
웩슬러 지능검사와 같은 표준화된 지능검사가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며, 이 검사들은 개인의 언어적 이해, 비언어적 추론, 기억력, 처리 속도 등 여러 인지 기능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진단 기준은 웩슬러 지능검사에서는 전체 지능 지수(Full Scale IQ, FSIQ)가 70~79점인 경우 경계선 지능으로 간주되며, DSM-5에서는 7184점으로 웩슬러 지능검사보다 그 범위가 더 넓다.
명칭 | IQ 범위 | 분포 확률 |
---|---|---|
매우 우수 | 130 이상 | 약 2.1% |
우수 | 120 – 129 | 약 6.4% |
평균 이상 | 110 – 119 | 약 15.7% |
평균 | 90 – 109 | 약 50% |
평균 이하 | 80 – 89 | 약 15.7% |
낮음 | 70 – 79 | 약 6.4% |
매우 낮음 | 69 이하 | 약 2.1% |
또한 경계선 지능장애의 진단은 이러한 평가 결과뿐만 아니라 개인의 일상 생활, 학업 성취, 사회적 상호 작용의 양상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진단 과정에서는 개인의 인지 능력뿐만 아니라 정서적, 사회적 기능도 함께 평가되어야 하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개인에게 필요한 지원과 개입을 결정해야 한다.
진단을 받은 후에는 개인의 욕구와 능력에 맞는 교육적, 직업적, 사회적 지원이 제공되어야 한다.
이러한 지원은 경계선 지능을 가진 개인이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돕고, 독립적이고 만족스러운 삶을 영위할 수 있게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원인
경계선 지능장애의 원인은 다양하며, 선후천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선천적 요인
선천적 요인으로는 유전적 이상, 임신 중의 문제, 출산 중의 합병증 등이 포함되며, 이 요인들은 태아의 뇌 발달에 영향을 미쳐 지능 발달에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후천적 요인
후천적 요인으로는 영양 부족, 환경적 스트레스, 사회경제적 요인, 교육의 부족 등이 있으며, 이러한 요인들은 특히 어린 시절의 뇌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일부 연구에서는 낮은 사회경제적 상태 또는 낮은 교육 수준의 환경에서 자란 아동들이 경계선 지능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환경이 아동의 초기 뇌 발달과 학습 기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경계선 지능장애 특징
경계선 지능장애를 가진 개인들은 특이한 행동양상을 보일 수 있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학습능력, 기억력, 이해력, 대인 관계 능력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학습 과정에서 정보를 처리하고 저장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 있으며, 복잡한 지시나 개념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인지적 제한성 때문에 사회적 상황에서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이것은 곧 대인 관계에서의 오해나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경계선 지능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을 과소평가하고, 자존감 또한 낮은 경우가 많다.
자존감의 하락은 스트레스나 우울감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들의 사회적, 학업적, 직업적 성공을 방해한다.
따라서 자존감이 떨어진 사람에게는 격려와 심리적 안정을 취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
경계성 지능장애 주요 특징
경계선 지능장애의 특징을 나열하면 아래와 같다.
감정 조절 어려움
일상적인 상황에서도 감정의 변화 폭이 크며, 따라서 행동이나 대화 주제의 급격한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감정 조절에 어려움을 겪어 즉각적인 만족을 추구하거나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인내심 부족 및 충동적 행동
인내하거나 기다리는 능력이 부족하며, 충동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
어려운 문제에 직면했을 때 고민 없이 바로 행동으로 옮기는 것도 행동적 특성이다.
학습 부진 및 언어 지연
학습 속도가 느리며, 언어적 표현이 단순하거나 느릴 수 있다.
지시 사항을 잘못 알아보고 실행하기도 하며(흔히 군대에서 말하는 고문관), 집중력이 떨어지고,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사회적 상호작용 문제
다른 사람의 말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으며, 공동생활에서 특정한 상황에 적절하게 반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즉 사회성 부족)
또한, 타인과 깊은 관계를 유지하기 어렵고, 쉽게 상처를 받을 수 있다.
일관성 없는 인지기능
경계선 지능장애를 가진 사람은 인지 능력에서 변동성을 보일 수 있다.
무슨말이냐면 특정 영역에서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지만, 다른 영역에서는 현저히 기능이 저하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전체적으로 인지기능에 일관성이 부족할 수 있다.
경계선 지능장애와 자폐 공통점 차이점
자폐증(Autism Spectrum Disorder, ASD)과 경계선 지능장애(Borderline Intellectual Functioning, BIF)는 유사한 특징을 갖지만, 근본적으로 다르다.
두가지 모두 사회적 상호작용과 감정 조절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나, 증상의 원인과 치료적 접근접이 상이하다.
공통점
- 사회적 상호작용의 어려움: ASD와 BIF 모두 대인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자폐증은 비언어적 신호나 사회적 상호작용의 미묘한 측면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반면, 경계선 지능장애는 일반적인 사회적 기술이나 뉘앙스를 파악하는데 문제가 있다.
- 감정 조절 문제: 두 조건 모두 감정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데, 자폐는 주로 외부 자극에 대한 과도한 반응에서 비롯되는 반면, 경계선 지능장애는 불안정한 대인 관계와 그로인한 감정의 변동이 더 흔하다.
차이점
- 진단 기준: 자폐는 신경 발달 장애로 분류되며, 사회적 의사소통 장애와 제한적, 반복적인 행동 패턴이 특징인 반면, 경계선 지능장애는 지능 지수(IQ)가 70~85 사이인 경우로 정의된다.
- 신경 다양성과 정신 건강 장애: 자폐는 넓은 신경 이상 스펙트럼에 포함되며, ADHD, 이해장애 등 원인이 비슷한 다른 증상들과 비슷한 면을 보인다. 반면 경계선 지능장애는 신경 발달 이상이 아니라 낮은 지능으로 인한 학습 및 적응의 어려움으로 정의된다.
- 치료 접근법: 자폐 치료는 개인의 특정 필요에 맞춰 다양한 행동 치료와 중재(ABA 등), 약물치료, 검증되지 않은 대체요법 등이 있다. 다만 경계선 지능장애의 경우, 치료법이라는 것이 딱히 존재하지 않으며 맞춤형 교육적 지원 및 학습 전략의 구체화가 필요하다.
자폐에 대해서 자세한 정보가 궁금하시다면 아래 글을 읽어보시길 바란다.
학교 생활 및 진로
경계선 지능장애를 가진 학생들은 학교 생활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학습 속도가 느리고, 교육 과정을 따라가기가 벅차다. 일반적으로 초등학교 고학년이 될수록 학습이 어렵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으며,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아 학습에 대한 자신감을 저하시켜 소극적인 성격이 되어버린다.
학업 성취도가 낮은 것은 교사나 부모로부터의 오해를 받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교사와 부모는 경계선 지능장애 아이가 공부를 게을리 한다고 생각하며, 이에따라 잔소리, 체벌 등 불필요한 압력을 가하고 학생의 자존감을 더욱 손상시킬 수 있다.
따라서 교육자들은 경계선 지능을 가진 학생들의 특성을 잘 알아두고 의심할 수 있어야 하며, 아이에게 적절한 교육적 지원과 개별화된 학습 계획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진로 선택에 있어서도 경계선 지능을 가진 개인은 어려움을 겪는다.
일반적인 직업 선택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강점과 흥미를 반영하는 다른경로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직업 훈련 프로그램이나 맞춤형 직업 지도 등을 통해 숨겨진 재능을 발견할 수 있으며, 적성에 맞는 일을 찾게 되었을 때 보다 성공적인 직업 생활과 자립을 도모할 수 있다.
범죄 문제(피해, 가해)
경계선 지능장애를 가진 개인은 범죄에 더 쉽게 노출된다.
사회적 상황을 잘못 해석하거나, 타인의 의도를 잘못 이해하는 경향이 있어 사기나 협박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 또한 자신의 행동의 결과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더욱 주의를 요한다.
교정 시설에서의 경계선 지능인 비율이 높은 것도 주목할 만한 문제이다.
이들은 감정 조절이나 충동 통제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집행 기관 및 사법 체계는 경계성 지능장애에 대한 맞춤형 지원과 재활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이들을 제대로 교화할 수 있어야 하겠다.
기타 문제점
경계선 지능장애를 가진 개인들은 사회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자신들의 지능 수준 때문에 일반인과 지적장애인 어느 쪽에도 완전히 속하지 못하는 사회적 애매함을 경험하며,
이로 인해 장애인으로서의 혜택을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일반인과의 경쟁에서도 불리한 위치에 놓인다.
이런 문제점 해결을 위해 위해, 정치인, 교육자, 공무원 등 모든 사회구성원은 이들의 특수한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조치(관련 법 제정 등)를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경계선 지능장애를 가진 남성이 병역 의무를 이행하는 과정에서도 배려가 필요하다.
병역 판정 과정에서 이들의 경계선 지능장애를 판별할 수 있는 기준이 명확히 마련되어야 하며,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최소화하여 이들이 군 복무를 무사히 마칠 수 있는 최소한의 보호장치는 마련해야 한다.
마치며
허영 의원이 제안한 ‘계선지능인 지원에 관한 법률안’은 아직 21대 국회 위원회 심사에서 계류하고 있다.
21대 국회의 회기가 5월말인것을 감안할 때, 통과가 되지 않고 22대 국회의 시작과 동시에 이 법안은 폐기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우리나라 전체인구의 약 13%를 차지하는 경계선 지능장애인의 권리보장을 위해 관련법안이 반드시 통과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경계선 지능장애인이 당당한 사회구성원으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우리 사회의 따뜻하고 지속적인 관심과 배려가 필요함을 잊지말자.